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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porate Media

기업 블로그의 임직원 참여, 약인가? 독인가?

by 미돌11 2010.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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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블로그의 핵심은 역시 스토리를 가진 콘텐츠다. 기업 블로그에서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렇다면 기업 블로그에서 이런 스토리를 누가 이야기하게 할 것인가? 이웃 블로거인 미나리님의 화자(Storyteller)에 대한 고민(http://minaricomm.com/105)은 나 또한 평소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서 언젠가 한번 포스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4월 초에 오픈한 삼성그룹 블로그의 최근 포스팅 2개를 보면서 기업 블로그의 화자와 게이트키핑에 대해서 많은 고민과 의문을 갖게 되었다.  


기업 블로그의 화자인 개인은 완전히 자연인으로서의 개인과는 다르다. 아무리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라고 해도 내 블로그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과 내가 속한 기업의 공식 블로그에서 하는 말은 같을 수 없다. 공적인 개인이라 함은 업무를 통해서 느낀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낼수는 있되, 그것이 그가 속한 조직의 문화나 철학을 무의식중에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신문사의 경우 고객의 사설을 게재할 때 '본지의 논조와 다를수 있다'고 표시하지 않는가.)

개인 블로그가 '개인의 사생활'을 드러내는 곳이라면, 기업블로그는 '기업의 사생활'을 드러내는 곳이다.
스토리텔러의 화법이나 시점, 말투와 같은 톤&매너가 그 기업의 이미지까지 좌우하게 되기 때문에 기업 블로그에서 화자를 선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 블로그에서 그 조직에 소속된 구성원이 쓴 글이 여과없이 분출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기업 블로그의 게이트키핑은 필요한가?
블로그에서 키워드는 '공감'이다.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1인칭으로 말해야 힘을 갖는다. 위에 언급한 2개의 글을 보면 현학적이되 진정성이 없다.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려면 적어도 자신의 경험에 기반한(말로만이 아닌) 것이어야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고 배고픔에 대해서 논하지 말라"는 얘기다. 이란 사태에서 CNN의 속보보다 현장에서 직접 한줄 트위터로 글을 올린 개인의 힘이 더 큰 파장을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상한 점은 또 보인다. 같은 필자가 쓴 다른 글 <죽어도 블로그를 개설하지 않는 삼성인들을 위해>을 보면 말을 거는 대상이 독자가 아니라 '삼성인'이다. 내부 블로그의 글을 활용했다면 외부용으로 그대로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삼성 블로그가 고객을 위한 블로그인가? 임직원을 위한 블로그인가? 다소 헷갈리는 대목이다. 기업 블로그의 주인은 고객이다. 여기서 직원들끼리 하는 대화를 그대로 옮겨서는 곤란하다.
 
기업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랑을 하기도 하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하고 부끄러운 치부도 드러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객에게 징징대거나 고객을 무시하거나 고객을 협박해서는 안된다. 또, 어떤 사안에 대해 편향적이거나 자신의 앎을 과시하는 현학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감동이나 공감을 얻기 어렵다. 공감은 근사한 말로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직원의 직접 참여, 약인가? 독인가?
블로그는 '열정 미디어'이자 대화 채널이므로 직접 참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내부의 장벽이 만만치 않다. 바쁜 와중에 블로그에 글을 기고하도록 하는 양질의 필자를 확보하는 것도 어렵고 이들에게 블로그나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스토리텔링/글쓰기/대화 기법에 대한 트레이닝도 중요하다. 
 
해외 기업의 경우 기업 블로그의 화자로 경영진이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국내의 GM대우 블로그(http://blog.gmdaewoo.co.kr)만해도 PR마케팅 임원이 직접 스토리텔링을 하기도 한다. 기업의 공식 블로그라고 하면 대표성을 가진 CEO나 임원들이 참여하게 될 경우 그 블로그의 영향력이나 신뢰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내부 직원들이 직접 이야기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블로그에 대한 이해를 갖춘 외부 블로그 에디터의 도움을 얻기도 한다. SK텔레콤 블로그(http://sktstory.com)처럼 블로그 에디터가 내부 구성원들을 인터뷰하거나 직접 취재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도 한다. 내부의 리소스가 부족한 경우 활용할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고객을 가르치려고 하지말라. 절대로!
고객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제품이나 서비스 외에도 기업에 관한 모든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칭찬, 불만, 아이디어, 문의, 소소한 이야기(유머 등), 이벤트 참여, 잔소리, 애정표현까지 서슴없이 분출하는 곳이 소셜미디어이다. 소셜미디어에서 기업이 왕따가 되지 않으라면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하거나 세뇌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고객들을 가르치려고 하거나 논쟁을 하려고 해서도 안된다. 소셜 미디어는 고객과 '대화'를 하는 곳이지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덧> 트위터로 관련 트윗을 날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많은 분들이 몇시간 사이에 많은 의견을 보내주셨네요. 아래는 그 중 일부만 발췌한 것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트윗에 대해 삼성인에서 답변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디 이런 경험이 그들에게 약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삼성인 담당자가 트위터로 답변한 내용을 보니 '이슈 파이팅'이 전략인 것은 분명한 것같습니다. '결과'라 함은 무얼 말하는지 좀 궁금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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