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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7월에 본 영화들 - 더 라스트 워드, 라이언 외

by 미돌11 2017.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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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는 블로그에 쓰지말아야지 하면서 또 남기려 하고 있다.
호주 왕복 비행기에서 본 영화가 무려 4편. 하나같이 보고싶었는데 못보았거나 평이 좋았던 영화들이었다. 
더 라스트 워드는 국내 7월 개봉이었으니 개봉전에 봄 샘. 라이언은 보고싶었는데 놓친 영화. 

미도리의 내 맘대로 영화평. 


1. 더 라스트 워드(2017.7)  

내 인생의 엔딩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늙고 은퇴한 광고 에이전시 보스 ‘해리엇’(셜리 맥클레인)과 부고 전문기자 앤(사만사 사이프리드)의 만남. 까칠한 성격 탓에 이혼한 남편과 하나뿐인 딸을 비롯해 모두가 그녀를 싫어하지만 알고보면 그녀도 외롭고 고집 센 노친네일 뿐.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바로잡지 못한 잘못을 하나하나 바로잡아 나가는 ‘해리엇'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나는 과연 늙어서 저렇게 용감할 수 있을까.

자신의 사망기사를 조작하기 위해 ‘고인은 동료들의 칭찬을 받아야 하고, 가족의 사랑을 받아야 하며, 누군가에게 우연히 영향을 끼쳐야 하고, 자신만의 와일드 카드가 있어야 한다’는 4가지 요소를 찾아 떠나는 '앤'과 ‘해리엇'. 그들 사이에 문제소녀 ‘브렌다’까지 가세해 셋이서 벌여나가는 일종의 로드무비. 

해리엇의 ‘반추’ 프로젝트 여정에 동참한 앤이 문득 자신의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역시 어른에게선 배울게 있다는 교훈인가? 
노년에 주인공을 맡아 열연한 셜리 매클레인이나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연기를 보는 맛도 좋다.


2. 미스 슬로운(2017.3)  

최고의 로비스트 ‘슬로운’(제시카 차스테인)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모두가 포기한 싸움에 뛰어든 ‘슬로운’은 뛰어난 전략으로 승리를 거둔다는 이야기. 총기 규제라는 미국의 가장 큰 논쟁거리를 다룬 이 영화에서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열정을 갖춘 슬로운이라는 여주인공에 흡인력이 대단하다. 

영화의 도입부는 조금 산만하고 지루한 편이나 후반으로 갈수록 반전이 거듭되어 흥미진진해진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식을 넘어선 방법까지 시도하는 슬로운의 거침없는 행동에 쾌감을 넘어 부러움까지 느껴진다. 어쩜 저렇게 몇수 앞을 앞선 치밀하고 전략적인 장치를 생각해둔걸까. 그녀의 집요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마지막 회심의 한 방을 날리기까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치밀하게 준비해 바로 옆 동료들까지도 감쪽같이 속아넘긴다. 이 역을 맡은 차스테인은 직접 워싱턴에 가서 열한 명의 로비스트를 만나는 등 배역에 완벽하게 몰두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3. 라이언 (2017.2)  

5살, 인도에서 호주까지 - 7,600km의 거리를 넘어 가족을 만나게 된다는 거짓말 같은 실화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형을 기다리다 기차에서 깜빡 잠들어버린 다섯 살 ‘사루’는 집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눈을 뜨게 된다. 낯선 기차역에 홀로 남겨진 ‘사루’는 보고 싶은 엄마와 형을 애타게 불러보지만 기억나는 것은 형 ‘구뚜’의 이름과 정확하지 않은 동네 이름뿐. 수 개월 동안 이곳 저곳을 떠돌며 힘겹게 살아가던 ‘사루’는 결국 인도를 떠나 호주의 존(데이비드 웬햄)과 수(니콜 키드먼) 부부에게 입양된다. 

성인이 된 ‘사루’는 대학원에서 우연히 인도 친구들을 만나면서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다. 자신을 애타게 부르고 있을 엄마와 형에 대한 생각에 괴로워하던 ‘사루’는 ‘구글어스’로 전세계 어디든 찾을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가느다란 희망을 붙잡고 25년 만에 집으로 가는 길을 다시 찾기 시작한다.  

실제로 연간 8만명의 어린이가 실종되고 있는 인도의 불안한 현실을 통해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생각하게 한 영화. 

호주를 대표하는 배우 니콜 키드먼의 섬세한 엄마 연기가 인상적이다. 난임 부부가 아님에도 아이를 입양해 고생고생하며 키우는 존과 수 부부의 가치관은 현대판 가족의 의미에 대해 묵직한 메시지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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