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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미도리의 2014 최고의 영화 베스트 10

by 미돌11 2014.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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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내가 본 영화 개봉작 중 나만의 2014 베스트 10을 뽑아보았다. 1년에 기껏해야 영화를 스무 편도 보지 못하는 직장인인 내가 영화 평론가도 아니고 무슨 어워드냐 어불성설로 보이겠지만 올해는 나름대로 영화 마니아로서 보고 싶은 영화를 얼추 찾아본 것 같아 한번 정리해보기로 한다.

올해 본 20여 편의 영화 중 내 블로그를 통해 리뷰를 남긴 글은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1. 2014/11/09 성간 여행, '인터스텔라'의 3가지 관전 포인트(2014) 
  2. 2014/10/10 영화 '제보자'가 한국 언론에 하고 싶은 이야기(2014) 
  3. 2014/09/29 [영화] 비긴 어게인, 진정성이 만들어낸 울림(2014)
  4. 2014/09/10 홍상수 감독의 신작, 자유의 언덕(2014) 
  5. 2014/07/07 내 인생 최고의 선택, 베스트 오퍼(2014) 
  6. 2014/06/02 사랑과 소통에 대한 통찰, 올해 최고의 영화 '그녀(her)'(2014)
  7. 2014/05/12 비극적이고도 따뜻한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8. 2014/04/28 '더 페이스 오브 러브'로 본 행복한 노년의 조건(2014)
  9. 2014/03/22 살아 있어서 고마워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2014) 

이마저도 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여의도 CGV 무비 꼴라주 상영관에서 주말 심야 영화를 본 덕분이니 CJ에 심심한 감사를 보낸다. 페북에서 올해의 영화 베스트 10을 뽑아 내게 영감을 준 제프리에게도 감사를! 뭔가 거창하다.

자, 그럼 나만의 베스트 영화 10을 발표하겠다! 두두두두 두둥~
 





미도리의 2014 최고의 영화 베스트 10
1. 그녀(Her) - 스파이크 존즈
2.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웨스 앤더슨
3. 인터스텔라 - 크리스토퍼 놀란
4. 베스트 오퍼 - 주세페 토르나토레
5. 나를 찾아줘 - 데이빗 핀처
6.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 장 마크 발레
7. 비긴 어게인 - 존 카니
8. 리스본행 야간열차 - 빌 어거스트
9. 한공주 - 이수진
10. 자유의 언덕 - 홍상수

* 작품상 : 그녀(Her) 

남우주연상 : 제프리 러시(베스트 오퍼)
여우주연상 : 로자문드 파이크 (나를 찾아줘)
감독상 : 크리스토퍼 놀란 (인터스텔라)
미술상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음악상 : 비긴 어게인

1. 그녀(Her) - 스파이크

<존 말코비치 되기>의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난해한 과제인 '관계', 그것도 남녀의 관계, 사랑의 본질에 대해 깊이있는 통찰을 담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우리 삶의 커뮤니케이션을 점점 더 폐쇄적이고 가식적으로 변하게 만들고 가고 있음을 말하는 영화. 소셜 관련 업무를 하는 내게 우리가 현실의 친구보다 페이스북과 같은 SNS의 가상 공간의 사람들과 더 쉽게 교감하는 주인공의 심리가 더욱 잘 와닿았다. 

컴퓨터 운영체제(OS) 속 여성과 사랑에 빠진다는 독창적인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에 더불어 사랑의 본질이라는 심도 있는 주제를 감각적인 연출로 완성한 영화 <그녀>는 올해 내가 꼽는 베스트 영화로 손색이 없다. 사랑에 대한 통찰과 컬러풀하고 모던한 분위기의 감각적인 영상, 아름다운 배경 음악에 배우들의 인상적인 열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 명대사 한줄 : I'm yours and I'm not yours.- 사만다


2.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웨스 앤더슨

올해 타임 지가 뽑은 단 하나의 영화로 선정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앤더슨' 감독은
 그간 독특하고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해 대중성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는데, 최고의 스타일과 탄탄한 스토리, 쟁쟁한 호연의 배우들의 조합으로 이 알록달록한 판타지를 주는 색감과 뛰어난 영상미로 '웨스 앤더슨 생애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의 영화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배우인 
'웨스 앤더슨 사단'의 틸다 스윈튼,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애드리언 브로디, 오웬 윌슨에다가 이번에 새로이 에드워드 노튼(헨켈스 역)이 모두 모였고, 제작자/기획자/의상감독/분장감독 등이 모두 그만의 세계를 창조했다. 
이 영화는 손가락이 잘리거나 살인이 저질러지는 잔혹한 장면조차도 희극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이상하게 따뜻한 영화다. 결국 이 영화는 인간의 관계에 대한 희망의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관계의 배신을 통해 상처받고 비극을 낳지만, 또 다른 관계로 인해 치유받고 위로받는다는 진리를 되새겨주는 영화.  

> 명대사 한줄 : 도살장처럼 변해버린 이 잔혹한 세상에도 한줄기 희망은 있지._M. 구스타브(랄프 파인즈) 

 

3. 인터스텔라 - 크리스토퍼 놀란

국내에서 올해 세번째 1,000만 영화를 기록한 인터스텔라는 개봉전부터 기대가 컸는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역시 내 기대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성간여행이라는 난해한 소재로 국내에 우주 과학에 대한 붐까지 일으킨 스토리 덕분에 영화가 다소 난해해지긴 했지만, '가족 멜로'라는 영악한 선택으로 관객의 폭을 넓혔다.

그만큼 생각할 거리를 더 많이 남겨주고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생사를 넘나든 우주 여행을 통해 결국 그가 깨달은 것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라는 것.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오직 가족을 절대선으로 삼는 헐리웃 영화의 형식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것이 장점이자 한계. 

> 명대사 한줄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세요(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4. 베스트 오퍼 - 주세페 토르나토레

'시네마 천국'의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에 연기파 배우 '올드먼'역의 '제프리 러쉬'와 배두나의 남친으로 더 유명한 
'로버트'역의 '짐 스터게스'가 아니었다면 보지 않았을 영화. 각종 유물과 회화를 감상하는 것은 물론 엔니오 모리코네의 웅장하고 장엄한 음악을 듣는 우아한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명화의 진품과 위조품 판별을, 사랑에 적용시킨 것이 이 영화의 흥미로운 메시지 전달법이다. 진짜 예술과 가짜예술을 판별하는 기준은 사랑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사랑이란 그런 것. 이 감정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것. 

> 명대사 한줄 : 모든 위작은 진품의 미덕을 간직하고 있다네._올드먼



5. 나를 찾아줘 - 데이빗 핀처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가는 완벽한 부부 닉과 에이미의 결혼 5주년 기념일 아침에 아내인 에이미가 흔적도 없이 실종된다. 유년시절 어린이 동화시리즈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여주인공이었던 유명 인사인 아내의 실종사건의 범인으로 남편 닉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미디어들이 살인 용의자 닉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기 시작하고, 시간이 갈수록 세상의 관심이 그에게 더욱 집중되면서 숨겨졌던 아내의 비밀이 밝혀진다. 올해 최고의 팜므파탈로 등극한 에이미 역의 '로자문드 파이크'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결혼에 대한 환상을 제대로 깨부수는 영화이니 절대 부부끼리 보지 말것.

> 명대사 한줄 : 결혼은 증오하거나 서로에게 상처주는거야! 그게 결혼이야. (“That’s marriage.”)_에이미
내는 남편을 감시하는 CCTV가 되고 남편은 아내가 조련하는 원숭이가 되지._닉


6.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 장 마크 발레

운 나쁘게 에이즈에 감염된 주인공 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제약회사에 맞서 에이즈에 관한 자율 처방 권리를 주장하며 끈질긴 사투를 벌이는 줄거리의 이 영화는 사회적 약자와 개인의 대결을 다룬다. 이 영화가 시종일관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은 것은 재기발랄한 감독의 연출과 주인공인 론의 거친 듯하지만 깊은 인간적인 매력과 죽음을 앞둔 처절하고 절실한 삶에 대한 애착이 인상적이다. 매쏘드 연기의 결정판을 보여준 매튜 매커너히에게 제86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영화이기도. 내일 당장 내게 죽음이 찾아온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면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 명대사 한줄 :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야죠. 인생은 한번 뿐이에요. _론
가끔은 살려고 노력하느라 진짜 살 시간이 없는것 같아. 여기에 무슨 의미가 있지? _ 론


7. 비긴 어게인 - 존 카니

<원스>의 존 카니 감독과 인상적인 OST(실제 음악감독은 미국의 록 밴드 '더 뉴 래디칼스'의 리더인 그렉 알렉산더)와 키이라 나이틀리(그레타), 마크 러팔로(댄)의 호연,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의 완성도가 좋다. 자칫하면 패배자로 비칠 수 있는 댄과 그레타의 모습을 통해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음을 멋진 음악과 영상을 통해 담담하게 말한다.

나이를 초월해 음악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관계도 좋고, 기존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용기도 좋았다. 무엇보다 GAP청바지를 입고 고르지 않은 치열로 가식없이 바보 웃음을 웃는 키이라 나이틀리(그레타)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타협과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자신의 꿈을 포기한다. 다들 그렇게 살아, 어쩔수 없었어 하고 자위하지만 결국은 내 꿈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비겁한 변명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레타의 꿈을 더 응원하고 싶은 건지 모른다.  

> 명대사 한줄 :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진주처럼 아름답게 빛나거든. 그게 바로 음악이야. -  댄 (마크 러팔로) 

 

8. 리스본행 야간열차 - 빌 어거스트

독일에서만 200만부, 30개국에 출간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원작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기대를 갖고 본 영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2회 수상한 빌 어거스트 감독과 연기파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의 만남 만으로도 끌리기에 충분했다. 친구가 선물해 준 원작을 채 읽지 못하고 영화를 보아서인지 감흥이 약간 덜했지만, 중후한 매력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의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고전문헌학 강사인 주인공 
라이문트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가 우연히 한권의 책과 한 장의 열차 티켓을 발견한 뒤 운명적인 끌림으로 리스본으로 향하면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게 되는 마법 같은 여정을 담은 영화. '고풍스럽고 우아한 스위스 베른과 매력적인 포르투갈 리스본의 해안 도로의 전경을 담고 있는 영화!

> 명대사 한줄 : 우리 인생의 진정한 감독은 우연이다. 잔인함과 자비심과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으로 가득한 감독_라이문트 그레고리우스 


9. 한공주 - 이수진

2014년 데뷔한 감독의 영화 중 국내외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이 아마 <한공주>일 것이다. '성폭행'이라는 지울수 없는 상처를 가진 소녀가 어른들과 사회의 잔인한 폭력으로 피해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담히 그려내는 영화이다.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도망을 다녀야 했던 소녀, 그 소녀조차 따뜻하게 받아주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차분하게 그려내며 또 다른 종류의 울림과 경종을 울린다. 

뭔지모를 의무감에 시간을 내서 찾아서 본 영화였다. 관객들에게 애써 감정을 강요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 담담한 시선이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강렬한 파장을 일으킨다. 우리는 얼마나 편리하게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가슴이 뜨끔해지는 영화였다.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소녀가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이니 꼭 한번 짚어보기 바란다. 

> 명대사 한줄 : "아저씨 근데요, 제가 사과를 받는건데, 제가 왜 도망가야 해요?"_한공주


 

10. 자유의 언덕 - 홍상수

홍상수 감독의 16번째 영화 '자유의 언덕'은 그의 영화를 계속 지켜봐 온 팬으로서 의무감에 본 영화이다. 그의 스타일은 여전했지만, 어느새 그도 노감독이 된 그의 시선이 참 따뜻하고 쓸쓸해 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2011년 재밌게 보았던 '북촌방향' 이후 또다시 북촌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점도 '시간'과 '꿈'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비웃어줄 영화라는 점도 좋았다. 현실과 꿈 사이를 오가는 '모리'역의 카세 료라는 새로운 배우의 발견, 줄곧 영화 대사를 잘 소화한 영선 역의 '문소리'가 인상적이다. 영어권사람들이 쓰는 일상생활영어와 달리 핵심적인 단어를 사용하다보니 대화가 직설적일수밖에 없어 무례한 느낌마저 든달까.  

> 명대사 한줄 : 모리가 늘 지니고 다니는 책 속 구절 "시간은 우리가 흔히 아는 탁자 같은 물건처럼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가 한줄 주제!

번외로 개봉 타임을 놓쳐 못본 것들이 아쉬운 작품들은 아래 정도. 올해가 가기전에 볼 수 있을까? 

- 챙겨볼 영화들: 도희야(배두나), 인사이드 르윈, 보이후드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올레TV로 유료 구매해서 2/3정도 보다가 나머지를 놓쳐서 못보는 바람에 순위에 포함되지 못했다.
- 한국 영화 중 올해 특히나 바다를 배경으로 한 대작이 많았는데 '명량', '해적','해무' 등등은 하나도 보지 못했다. 뭔가 시간이 아깝달까 ㅠ
  그 중에서 챙겨본 건 '변호인'과 '제보자' 정도인데 이마저도 사정상 보다가 영화관을 나와야하는 사건이 발생해서 순위에 포함하지 못했다.
- 상영관에서 놓친 영화가 있다면 올레tv에서 찾아보기를 바란다. 연말이라 와장창 파격 세일 중이다. 
http://tv.olleh.com/renewal_sub/vod/list01.asp?main_cate=6907


<참고 자료>
<씨네21> 기자들과 필진이 2014년 최고의 영화와 영화인을 선정한 2014 해외영화 베스트5



해외영화 10선


1 <보이후드>
2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3 <인사이드 르윈>
4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5 <액트 오브 킬링>
6 <언더 더 스킨>
7 <가장 따뜻한 색, 블루>
8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9 <천주정>
10 <인터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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