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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2.0

카카오 토픽,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성공할까?

by 미돌11 2014.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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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뉴스'란 정말 도망칠 수 없는 족쇄와 같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불안에 떨고 때론 안도한다. 심지어 나처럼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뉴스는 잠을 설치게 하는 애증의 존재이기도 한다.  


보다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공식적인 교육과정이 끝나면 뉴스가 선생님이다.
뉴스는 공적인 삶의 풍조를 조성하고 우리 각자의 테두리 너머에 있는 공동체에 대한 인상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유일한 힘이다.  
뉴스는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현실을 만드는 으뜸가는 창조자다.
  P. 13 프롤로그 - 
뉴스의 시대(알랭 드 보통)


2012년에 큐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블로그 미디어 중 허핑턴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큐레이션의 상징적인 대표주자였다. 개성 있고 독특한 시각을 선별하기 위해  블로거를 큐레이트하고 효과적으로 트래픽을 유발하는 헤드라인을 테스트하기 위해 링크된 이야기를 큐레이트한다. 이용자로 하여금 매너를 지키게 하고 논쟁을 이끌어내기 위해 댓글을 큐레이트해 괄목할 만한 효과를 거두었다.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 채널이 확산되면서 콘텐츠 소비자들은 불확실한 추천이 아닌 주변의 지인이나 친구들의 추천을 원하게 되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커뮤니티 큐레이터로 이들이 앞으로 온라인 콘텐츠를 검증하고 정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큐레이션의 시대

저자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2-03-3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IT 전문 기자들이 선정한 미래를 이끌어 갈 정보 문화 트렌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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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정보의 바다에 특정한 콘텍스트를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큐레이션이다. 


광활한 정보의 바다에 특정한 콘텍스트를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큐레이션이다. 

그리고 2014년 모바일 시대를 맞아 한국에도 구글/플립보드처럼 큐레이션을 통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이나 기술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을 앞둔 카카오가 9월 24일 선보인 '카카오 토픽'이 바로 그것이며, 그 중심에는 뉴스 콘텐츠가 있다.

앞서 이달 초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와 9월 22일 모바일 쇼핑 서비스 ‘카카오픽’, ‘옐로아이디’를 성공적으로 런칭한 카카오가 합병 전 마지막으로 내민 카드가 바로 '카카오 토픽'이다. 소셜 필터링을 통해 화제의 뉴스를 모아서 보여주려는 기술적 시도는 '카카오 토픽'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다. 9월 24일 현재 110개 언론사, 잡지사, 커뮤니티 등이 생산한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제공해 다양성도 어느 정도 구색은 갖췄다.

중요한 것은 나만의 '관점'이다. 
수백 개에 이르는 국내 언론사들은 관점이 없는 기사를 하루에도 수십 페이지씩 똑같이 쏟아내고 있다. 기존의 스트레이트 기사 강박에서 벗어나 논조가 있고 당파성을 견지하는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 그런 쓰레기 속에서 읽을 만한 기사를 골라내는 데도 신물이 난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맞춤 뉴스 서비스라니 구미가 확 당길만 한다. 그것도 다른 사람이 편집해 준 뉴스가 아니라 내가 꼭 보고 싶은 분야의 뉴스를 내가 직접 편집해서 받아볼 수 있다. 내게 꼭 필요한 뉴스가 '내게로 찾아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관심 분야별로 선택해 볼 수 있는 맞춤형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카카오토픽에서는 연예, 스포츠, 시사, 꿀잼(유머), 여행, 패션/뷰티, 컬처, 인테리어/디자인, 건강/다이어트, 자동차, IT/모바일 등 분야별 관심사를 선택해 볼 수 있다. 또한 ‘소셜’ 메뉴에서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등 주요 SNS들의 실시간 화제글들을, ‘인디칼럼’ 메뉴에서는 폭넓은 주제로 다양한 시각을 가진 블로그 독립매체 필진들의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다. 

카카오토픽 안드로이드 설치 주소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kakao.topic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는 구글 플레이 마켓에서 ‘kakaotopic’ 영문 단어로 검색하면 해당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카카오토픽은 메인 페이지인 ‘투데이’를 통해 현재 주요 이슈들을 분석해 ▲새로 뜨는 키워드 ▲ 시간별 이슈 키워드 ▲랭킹카드 ▲개인별 추천 토픽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실시간 인기 검색어를 통해 뉴스를 접근하는 행태는 비교적 일반화된 소비 방식으로 아무생각없이 시간 때우기에 딱 좋다.

사용자는 투데이 페이지 상단에 배치된 ‘새로 뜨는 키워드’에서 다음의 실시간 뉴스 검색어를 1위부터 10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시간별 이슈 키워드를 보여주는 ‘지금’에서는 현재는 물론 과거에 사용자들이 많이 본 토픽 키워드들을 자동 분류해 타일 형식으로 제공한다. 해당 키워드는 콘텐츠 제휴사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들과 그 중 어떤 콘텐츠에 사용자 반응이 많은지를 종합적으로 자동 분석해 노출된다. 


 카카오토픽의 가장 큰 특징은 매거진, 웹진, 뉴스, 커뮤니티, SNS 등 다양한 출처와 주제의 콘텐츠들을 사용자 개인 관심사에 따라 추천해 한 곳에서 간편하게 모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카카오토픽 오픈베타 서비스를 통해 제휴체결을 완료한 총 110여곳의 언론사, 잡지사, 커뮤니티들의 콘텐츠를 우선 제공하며, 추가 제휴사 확대를 통해 점진적으로 콘텐츠 카테고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포털 서비스의 뉴스 서비스의 경우 주류 언론이 좋은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지만, '카카오픽'은 아직은 새로운 대안 미디어에 가능성을 많이 열어두고 있다. 한결 진보적라는 말이다. 주류 언론사 비중은 30% 미만이고 대안 언론, 잡지, 커뮤니티의 비중이 높다. 의아한 것은 블로그가 없다는 것이다. 다음에서 다음뷰 서비스를 종료한 이후 갈곳 잃은 블로거들의 기대가 큰 만큼 카카오와 합병 후 정식 서비스에서는 기대를 걸어본다. 

오늘 하루 잠깐 사용해봤지만, '카카오 토픽'은 흠잡을데 없이 빼어난 기술력과 기획력으로 무장된 뉴스 앱임에 분명하다.
아직 베타 서비스 기간이긴 하지만 우려 사항을 몇가지 적어본다.

1. 독립앱의 한계는?
어떤 사람들은 '페이스북 페이지'의 실패를 언급하며 게으른 사용자들이 쉽게 행동 패턴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포털이 골라주고 떠먹여주던 뉴스를 받아먹던 한국 이용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나는 3,500만 가입자를 등에 업은 카카오톡이라면 네이버와의 맞짱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본다. 
앱을 설치하기만 하면 카톡 사용자들은 추가 가입 절차 없이 바로 로그인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2. 큐레이션만 있고 대화가  없다?
자신의 관심 분야 뉴스를 받아보는 것은 좋지만, 이용자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다. 고객 반응 특히 뉴스 댓글이 빠져있다. 이슈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유용한 댓글이 없다보니 리스크는 줄일 수 있겠지만, 소통하는 채널로서의 역할은 기대하기 어렵다. 카카오 측은 “콘텐츠 모아보기, 관심 키워드 설정, 댓글 달기 등 소셜 및 개인화를 한층 강화할 수 있는 편의 기능들을 추가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니 좀 더 두고 보기로 하자.

3. 개인화를 위해 추천 알고리즘은 얼마나 작동할지?
카카오토픽은 개인화 및 소셜 필터링이 반영된 자동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현재 화제가 되는 이슈들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 준다. 예를 들어 어떤 사용자가 프로야구에 특별한 관심이 있다면 다른 콘텐츠 보다 프로야구 관련 콘텐츠를 우선 추천하고, 주위 친구들이 오늘 출시한 자동차 정보를 즐겨 봤다면 해당 콘텐츠 또한 보다 주목도 있게 노출하는 방식이다.(얼마나 정확한지 아직 파악되지 않음.)

개인화 서비스 수준은 아직 미흡하다. 사용자는 앱 화면 상단에 있는 설정으로 들어가 카테고리 설정 옵션에서 개인 취향에 따라 13개 카테고리 중 관심분야를 선택할 수 있지만, 카테고리의 순서를 바꾸거나 삭제하는 정도로 개인 맞춤 수준은 초보단계다. 콘텐츠도 카카오와 제휴를 한 매체가 전달해주는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보는 구조다.  

예를 들어, 모바일 뉴스 앱인 
플립보드는 사용자가 뉴스를 모아 나만의 신문이나 잡지를 만들 수 있다. 잡지마다 고유 링크가 생성돼, 사용자는 친구들과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내 SNS로 공유할 수 있다. 종이 잡지의 느낌을 살려 나만의 맞춤 콘텐츠를 읽기 좋게 잘 보여주는 게 플립보드의 특기다. 단순 공유를 넘어 사용자들이 좀 더 즐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고민은 더 필요해 보인다.

4. 큐레이션을 통한 맞춤 뉴스 서비스 성공할까?

카카오토픽이 뉴스를 선별하고 제공하는 방식도 포털 뉴스 서비스와 다르다. 카카오토픽의 경우 구글과 같이 기계가 자동으로 이용자가 관심있어할 만한 기사를 자동으로 선별해주는 알고리즘 시스템을 활용해 기사를 제공한다. 이렇게 하면 네이버와 같이 사람이 일일히 수작업으로 중요도와 관심도를 판단해 기사를 배치·제공하는 에디팅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해 언론사로부터 편집권 침해한다는 항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카카오토픽 안에서 제휴 방식에 따라 뉴스는 '인링크'방식으로 볼 수 있는 반면, 주로 소셜 카테고리에 보여지는 콘텐츠들이 아웃링크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다만, 통찰력있는 미디어 전문가의 관점이 아닌 자동 알고리즘 시스템이 얼마나 만족스러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자칫하면 이런 '맞춤뉴스'가 개성을 살리기보다 배타적인 정보 선택의 결과를 초래해 현명한 선택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과연 기계가 사람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 있을까?

수시로 잘못된 판단을 하는 편집기자들이 뉴스 공급을 독점하도록 내버려두는 일은 더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개인주의적 유토피아를 건설하게 되리라. 대중의 수만큼 다양한 뉴스 채널이 있는 세계 말이다.(......)
맞춤 뉴스 만들기는 이용자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뉴스에 대해 고도로 성숙하고 복합적인 감각을 갖추고 있을 때, 실은 오로지 그럴 경우에만 현재의 뉴스 편집 시스템을 향상시킬 수 있다.  
  P. 277~280 맞춤뉴스 만들기 - 뉴스의 시대(알랭 드 보통)


5. 메이저 언론사의 입점 여부는? 

카카오토픽에 과연 몇 개의 언론사가 입점할 것인지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이른바 국내 메이저 언론사들이 과거 네이버에게 웹 뉴스 유통 주도권을 헐값에 넘긴 뼈아픈 경험이 있어 동아일보, 매일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포털 업계 1위인 네이버와 모바일 뉴스공급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당연히 모바일의 패권을 쥐고 있는 카카오토픽에도 호락호락게 넘어갈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예상대로 이미 조선일보 등 주요 언론사가 수익배분 기대 못 미쳐 콘텐츠 공급 계약에 난색이라는 반응  네이버에 덴 신문업계, 카카오토픽 참여 주저 - 한국기자협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막강한 파워를 가진 카카오톡이 이를 카카오뮤직,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픽, 카카오채널 등 다른 앱과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것은 아직 과제임이 분명하다. 특별한 UX와 다양한 기능을 넘어 사용자들이 '와우~'할 수 있는 카카오토픽만의 사용자 경험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기 바란다. 포털에서 제공하는 뉴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사용자들이 굳이 기존의 뉴스 소비행태를 버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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