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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가을에 떠나고 싶은 도시, '미드 나잇 인 파리'

by 미돌11 2012.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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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파리는 고사하고 유럽 여행 한번 가보지 못했다. 더 나이들이 힘 빠지기 전에 유럽 여행은 한번 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영화로나마 파리의 멋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을까 해서 쿡TV에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 (사실 여름휴가 때 보려고 찜했다가 놓쳐서 챙겨 본 것이지만.) 

우디 앨런이라면 뉴욕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에서 음악과 멋드러지게 어우러진 뉴욕의 풍경과 가족, 인생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기억에 남아있던 감독이다. 그가 이번에는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라 불리우는 파리의 매력에 푸욱 빠졌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선택할 이유로 충분하다. 루브르 박물관, 로댕 미술관, 에펠 탑, 세느 강변, 베르사유 궁전, 노트르담 대성당, 콩코드 광장의 오벨리스크 등 파리의 유명한 관광 명소들이 아름답게 스크린에 펼쳐지는 것을 보니 당장이라도 파리로 떠나고픈 기분이 들 정도다. 물론 이건 영화일 뿐이고 실제로 이렇게 멋질까 싶은 의문은 살짝 들지만 ㅎㅎ

과거 전성기 파리 속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사소한 건 잘 맞지만 중요한 건 잘 안 맞는, 약혼녀와 함께 파리에 여행을 온(것도 장인/장모에 얹혀서) 헐리웃 작가 '길'. 그는 가는곳마다 약혼녀와 사사건건 취향이 달라 서로 다른 생각 '동상이몽'에 빠져있다. 자신을 구박하는 약혼녀의 부모들과 잘난 체하는 약혼녀의 친구들 때문에 파리 여행도 피곤하기만 하다. 그러다 약혼녀를 댄스 클럽에 보내고 혼자 파리의 뒷골목을 헤매던 어느날 밤, 자정 무렵 그 뒷골목에서 오래된 구형 푸조를 타고 온 남녀를 따라 1920년대의 어느 시간 속으로 파티를 가는 이상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가 따라간  '브릭탑 클럽'이란 곳에서 헤밍웨이와 피카소의 연인이었던 아름답고 매혹적인 뮤즈 아드리아나를 만나 사랑에 빠진 길. 그는 밤마다 이곳에서 당대의 유명했던 예술가들 T.S. 엘리엇, 쟝 콕토, 파카소, 헤밍웨이, 스캇 피츠제럴드와 그의 부인 젤다 등을 만나는 입이 쩍 벌어지게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아드리아나가 꿈꾸던 1890년대, 파리 역사상 가장 아름다웠던 '벨에포크 시대'에 도착해 고갱, 로트렉, 드가와 같은 세기의 화가들을 만난다. 가로등과 마차가 있고 막심 카페에서 잘 차려입은 선남 선녀들이 여유롭게 춤과 음악을 향유하던 시대. 그에 비하면 1920년대 "이 세대는 공허하고 상상력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우디 앨런. 그에게 파리는 현재가 아니라 과거 좀 더 과거가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헤밍웨이가 말한 '파리는 마음속의 파리다'라는 말부터 "여름 날 파리는 연인과 마주앉아 있는 느낌", '파리는 사랑의 도시', '파리는 비올 때 가장 멋지다.'는 말까지. 우디 앨런의 파리 예찬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콜 포터의 'Let's do it'과 같은 멋진 음악과 함께 말이다. 

놀라운 것은 피카소, 달리, 피츠제럴드 부부, 헤밍웨이로 등장하는 영화 속 배우들이 마치 그 시절의 그 예술가가 환생한 것 같이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것. 거기다 미저리의 그녀 케시 베이츠가 유명한 비평가 거트루트 스테인으로 나오는 것, 파리의 박물관 가이드로 출현한 현재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인 칼라 부르니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들의 현실과 상상 속을 오가며 파리의 황금시대로 걸어들어가는 기분도 환상적이다. 어찌보면 말도 안되는 설정이랄수도 있지만, 뭐 이정도 판타지 쯤 어떠냐 싶기도 하다. 어차피 우리의 현실은 언제나 불만스러우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요즘 블로깅을 하지 못한지 보름이 지났다. 보름이 지나도 블로깅을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이대로 가다간 블로그에 거미줄 치겠다. 휴......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 (1997)

Everyone Says I Love You 
7.1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앨런 알다, 우디 앨런, 드류 배리모어, 루카스 하스, 에드워드 노튼
정보
코미디, 뮤지컬 | 미국 | 101 분 | 1997-05-24



미드나잇 인 파리 (2012)

Midnight in Paris 
7.9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오웬 윌슨, 마리옹 꼬띠아르, 레이첼 맥아담스, 애드리언 브로디, 카를라 브루니
정보
코미디, 판타지, 로맨스/멜로 | 미국, 스페인 | 94 분 | 201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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