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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북클럽 가입으로 다시 고전 읽기에 빠지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이 외판 사원에게서 산 계몽사 전집 100권을 섭렵하며 해가 어둑어둑해지는 줄도 모르고 책읽기에 빠져 들던 문학 소녀였다. 홍당무, 작은 아씨들, 톰 소여의 모험, 피노키오 등등. 그래서인지 학창 시절 가장 좋아하고 자신있는 과목이 국어였고, 지금은 커뮤니케이션 관련 일을 하면서 읽고 쓰는 일이 업(業)이 되었다. 요즘 초등학교에도 고전 읽기가 붐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에 독서 습관을 잡는 것은 아이에게 매우 중요하다. 대체로 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단순 암기한 지식이 아닌, 폭넓은 배경 지식과 사고력을 갖게 되어 학습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물론, 책을 읽으라고 잔소리를 하는 부모보다 직접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나도 팍팍한 대입을 치르느라 .. 2011. 12. 12.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너무 기대하지 말아야 할 이유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하루키 신간이 나오면 왜 그렇게 열심히 사는거에요?' 나는 대답했다. '책임감이죠.' 상대가 말했다. '흠..뭔가 좀 무서운걸요' 그렇다. 나의 20대를 관통해 30대를 지배한 하루키는 이제 나에게 읽고 싶은 작가이면서 동시에 어떤 책임감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그의 글이라면 언더그라운드와 같이 엄숙한 글이든 1Q84처럼 3권의 두꺼운 장편이든, 이번 책처럼 가벼운 잡문집이든 기꺼이 마다하지 않고 사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출판한 회사의 마케팅 문구처럼 하루키 문학의 집대성이라 한 건 좀 허풍이 심하고 그저 잡문집이라고 하는 것이 딱 어울린다. 30년간 각종 잡지나 신문 등에 기고해 온 글이나 시상식의 소감문, 인사말, 대담, 번역한 책의 저자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책 서문,.. 2011. 11. 22.
내가 사랑하는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서재를 엿보다 지난 9월 28일 알랭 드 보통 내한소식을 뒤늦게 알고 땅을 치며 아쉬워했다. 한국 독자들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사는 그간 나는 그의 팬을 자처해왔는데 말이다. 중앙과 매경에서 단독 인터뷰를 했고, 네이버와 인터파크에서 강연을 했고, 홍대 거리에서 게릴라 사인회를 하는 동안 나는 몰랐다는 것. OTL 이번 방한은 NHN에서 진행했다고 하는데, 지난 2006년 네이버 '오늘의 책' 서비스의 '온라인 작가와의 만남 이라는 코너틀 통해 한국 독자들을 위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 인연이 됐다고 한다.다행히 네이버에 그가 추천한 책 5권과 그의 인터뷰 영상이 올라왔다. 모두 내가 읽었거나 읽으려고 작정한 책들이라 다시한번 놀랐다. 와우~ “당신만 외로운 건 아니랍니다!” 매일경제 생활/문화.. 2011. 10. 31.
미도리가 뽑은 휴가 때 읽을 만한 책 8권 내 책장에는 아직 다 읽지도 못한 책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휴가 때만 되면 나는 습관적으로 서점으로 향한다. 때로는 정보를 채우려, 때로는 허기진 내 마음을 채우려고 말이다. 나이가 들면 (남편과 공유하는 서제가 아닌) 나만의 멋진 서재를 갖고 언제든 읽고 싶을 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공간 하나쯤 갖고 싶다는 소망이다. 이번 여름휴가에도 어김없이 타임스퀘어 교보에 들러 책을 사기로 했는데 갈수록 책을 좀 편식하게 되는것 같아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급히 SOS를 쳤더니 1시간만에 13권의 책을 소개해주었다. 정말 놀랍다! 어쩜 이토록 다양한 책들을 절대 내가 읽어본 적 없는 것들을 추천하는가 말이다. ㅎㅎ < 필립K딕의 단편집,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스팀덥, 던칸 왓츠의 상식의 배반, 리처드 도킨슨의.. 2011. 7. 21.
우리가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는 이유 - '생각 버리기 연습'을 읽고 몇년 전 알랭드 보통의 '불안'이라는 책을 읽고 블로깅과 비교하여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관련 글: 2008/08/11 - 블로그와 인간 불안의 상관 관계) 요즘 베스트셀러 도서인 일본 동경대 출신의 스님의 '생각 버리기 연습'을 읽고 이와 비슷한 생각(우리는 왜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는가?)이 들어 한번 소개해보기로 한다. 서점에 가서 몇번 살까말까 망설이다 말았는데 남편이 사왔길래 덥썩 읽어봤다. 글자도 많지 않고 술술 쉽게 읽히는 책이지만 곰곰히 되씹어 읽을수록 좋다. 올해로 서른 두살의 미소년처럼 생기신 이 책의 필자, 코이케 스님은 현재 쓰키요미지의 주지를 맡고 있는데, 일본의 명문대인 도쿄대 교양학부를 졸업했고 대학을 다닐 때 결혼했다가 2년 만에 이혼한 색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온라인 공간.. 2011. 2. 28.
당신을 소셜미디어 전문가로 만들어 줄 3권의 책 소셜 미디어가 대유행이다. 관련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유명인들도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고 기업들의 관심도 높다. 심지어 관련 광고나 PR 업계에서는 전문가를 영입하지 못해 인재 전쟁들이다. 자~ 그럼 나도 전문가가 되어볼수는 없을까? 주말에 서점에 나가봤더니 새로운 책들이 많이 보여서 가득 챙겨왔다. 이 책권이면 누구나 소셜미디어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책 3가지를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물론 개인적 편견 가득한 추천이다. 디지털 세계의 앨리스 - 이요훈(자그니)이요훈이라면 잘 모르겠지만 자그니라고 하면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이글루의 인기IT블로거다. 소위 빠블인것이다. 처음 내가 그의 블로그를 접했을 때 느꼈던 B급 정서와 키치스러움에 낯설어하다가 그의 글솜씨에 매료되어 팬이 되었다. 이 책을 보면, .. 2010. 9. 7.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3권을 완독하고 나서 하루키의 1권(4月~6月)~3권(10月~12月)을 모두 읽었다. 지난해 9월 1권을 사본 이후 계절은 그 사이에 겨울을 지나 봄, 여름을 지나고 있다. 소설 속의 계절도 봄, 여름, 가을을 거쳐 겨울로 넘어갔다. 처음엔 참 제목이 미스테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하루키의 인터뷰를 보고 많은 의문이 풀리는 것 같다.(1권은 출시전 일본어 원서도 소장하고 싶어서 샀는데 물론 전혀 읽지 못했다. ㅎㅎ) 인터뷰를 잘 하지 않는 하루키가 일본 신초샤(新潮社)의 계간지 '생각하는 사람' 여름호와 인터뷰를 했고 그것이 한국에는 얼마전 계간 '문학동네' 가을호에 실렸다. 그 인터뷰에서 몇가지를 공개했는데 제목이 원래는 '1Q84'가 아니라 '1985'였다(밋밋하다 -,.-)는 것과 주인공 이름에 대한 작명 느낌을 털어놓.. 2010. 9. 1.
내가 진짜 두려워했던 좌절에 대한 위안 - 철학산책③ 우리 인생은 불확실한, 예측할 수 없는 불행으로 가득차 있다.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언제 자동차나 비행기 사고를 당할지 모르고,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병이 들수도 있고, 나를 모함하는 무리에 의해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고, 회사에게 갑자기 해고를 당할 수도 있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죽을 수도 있고,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을 당할 수도 있다. 인간이란 도대체 뭔가? 약간의 충격, 약간의 타격에도 터지고 말 혈관...... 자연 그대로의 상황에서는 무방비이고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존해야 하고, 운명의 여신이 내리는 모든 모욕에 고스란히 노출된, 허약하고 부서지기 쉽고 발가벗은 육체. 사람들은 이런 불합리한 일이 '나에게만' 닥쳐서 억울해하거나 분노한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말인고 하면.. 2008. 12. 8.
에피쿠로스의 행복한 삶을 위한 필요조건 - 철학산책②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다스리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갖고 싶은 것을 다 가지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고 어떤 물건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라 했다. 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데 왜 이렇게 나의 wishlist는 항상 마르지 않는지 정말로 가끔은 그것이 괴롭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제품과 사치품들...꼭 필요하지 않아도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탐하고, 그것을 갖기 위해 일하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괴로워한다. 물질적이고 값비싼 재화들이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 유쾌한 삶의 방식을 설파한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쾌락은 행복한 삶의 시작이자 목표다."고 하며 "모든 행복의 시작과 뿌리는 식욕의 즐거움이다. 심지어 지혜와 문화까.. 2008. 12. 5.
[책 증정 이벤트]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LOMO LC-A , 2004 책 제목부터 독특했다. 여행에도 기술이 필요한가? 이 책을 읽고나니 '왜 우리는 여행을 하는가'로 제목 붙일 수 있겠다.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예민한 작가 알랭 드 보통이 (번역자의 표현에 따르자면 '색다르고 예민한 친구') 여행 장소에 대한 추억과 여행을 준비하기 위한 장소(공항, 휴게소 등), 런던, 암스테르담, 마드리드, 시나이 사막, 프로방스 등을 여행하면서 여행지에서의 감상과 함께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까지 빼곡히 담겨있다. 여행을 가면 왜 일찍 일어나서 바쁘게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녹초가 되어야만 하는가. 여행이란 것이 반드시 명승지만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잘 다니지 않는 사막과 같은 오지나 그닥 흥미롭지 않은 시골을 다니면서 작가만의 특별한 여행과.. 2008. 10. 30.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 (小碻幸)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글에 대해 "장편 소설은 제일 크고 함대의 주력인 '전함'이고, 중편 소설은 '순양함', 단편소설은 '구축함' 같은 것이고, 장편소설은 '운반선'이다." 그렇다면, 에세이는 낯익은 파도 위를 조용조용 흔들리면서 표류하며, 손으로 삿대를 저어가는 보트와 같다고나 할까. - 번역자의 말 중에서 나는 수많은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를 읽었지만 장편보다는 단편이 발칙하고 상상력이 풍부하여 좋았고, 단편 못지않게 '인간 하루키'를 짐작해주게 해주는 에세이 쪽이 읽는 재미도 더 솔솔하다. 그의 에세이에는 소년 같은 장난기가 엿보이기도 하고 삶에 대한 관조와 일상의 소소한 아름다움이 담겨있다. 한마디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小確幸)을 발견하게 해주어서 무척 좋아한다. 《주간 아사히》에 1년 1개.. 2008. 9. 17.
블로그와 인간 불안의 상관 관계 블로그를 하면서도 나는 아직 '왜 블로그를 계속하는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를 7년째 운영하면서도 한번도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 왜?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그런데 블로그는 좀 다르다. 내 일상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과 의견을 밝히는 공간으로 정의하고 나니 무척 신중해지고 어려워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영국의 젊은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의 책은 내가 친구에게서 추천받은 이후로 꾸준히 읽어 왔는데 이번에 신간 '불안'이 나왔기에 관심있게 보았다. 여러 언어에도 능통하고 박식하기 이를 데 없는 알랭 드 보통의 우아하고 독창적인 글쓰기는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뜻밖의' 시각을 제시한다. 그가 23살에 쓴 첫 소설 사랑에 대한 철학적 모험 -.. 2008.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