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46

뮤지컬 영화로 부활한 레미제라블의 벅찬 감동 1862년에 간행된 빅토리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비참한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아는 장발장의 인생 이야기로 원작보다 뮤지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품이다. 오죽하면 우리 남편도 뉴욕에서 유학할 때 본 적이 있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뮤지컬이 너무 지루해 악몽같았다며 이번에 영화를 같이 보자는 제의를 거절해서 어쩔 수 없이 혼자 보게 됐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워낙 호평을 많이 보기도 했지만 선입견이 생길까봐 영화 정보도 챙겨보지 않고 극장에 갔다. 집에서 걸어서 10여 분 거리인 CGV 여의도는 연말에다 주말 저녁이라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찬 모습이었다. 하긴 나도 보고 싶은 영화가 딱 이것밖에 없긴 했다.주인공인 휴 잭맨이 엑스멘의 울버린이란걸 영화 중반이 되어서야 할게 될만큼 깜깜했지.. 2012. 12. 30.
가을에 떠나고 싶은 도시, '미드 나잇 인 파리' 나는 아직 파리는 고사하고 유럽 여행 한번 가보지 못했다. 더 나이들이 힘 빠지기 전에 유럽 여행은 한번 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영화로나마 파리의 멋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을까 해서 쿡TV에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 (사실 여름휴가 때 보려고 찜했다가 놓쳐서 챙겨 본 것이지만.) 우디 앨런이라면 뉴욕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에서 음악과 멋드러지게 어우러진 뉴욕의 풍경과 가족, 인생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기억에 남아있던 감독이다. 그가 이번에는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라 불리우는 파리의 매력에 푸욱 빠졌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선택할 이유로 충분하다. 루브르 박물관, 로댕 미술관, 에펠 탑, 세느 강변, 베르사유 궁전, 노트.. 2012. 10. 3.
토탈리콜 원작과 리메이크의 비교 관전 포인트 폴 버호벤의 이 개봉한 건 1990년. 그로부터 22년 후 오늘 속편도 아니고 리메이크가 나왔다. 큰 성공을 거둔 블럭버스터 원작의 빼대를 그대로 유지한 리메이크는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원작을 뛰어넘겠다는 단단한 각오로 미국에서 14일 개봉한 이 영화에 대해 현지의 평가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니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까? 영화란게 별 기대없이 보면 괜찮네 하지만 기대를 많이 할수록 실망이 큰 법이다. 로보캅, 원초적 본능의 스웨덴 출신 폴 버호벤 감독의 토탈리콜 원작에 애정을 가진 많은 팬들일수록 더욱 이 영화에 대한 평가에 인색한 듯하다. 이번 리메이크작은 15세 이상 관람 가능한 PG13등급을 맞추느라 원작에 비해 선혈이 낭자한 잔인한 장면이나 기괴하고 충격적인 장면 대신 2022년의 지구.. 2012. 8. 16.
영화 건축학 개론과 버스커 버스커의 공통점 나는 92학번이다. 사상 최대의 대입 경쟁률과 IMF를 거친 90년대 초반 학번의 감성을 제대로 건드린 영화가 바로 '건축학 개론'이다. 91학번까지만 해도 그래도 데모하느라 선배들 쫒아다니며 최루탄 가스라도 마셔봤지만 92학번 이후로는 교정에서 그런 분위기도 사라지고 오롯히 베이비붐 세대들의 경쟁만 남았다. 이러한 90년대 초반의 학번들은 이제 사회에 나가 저마다 자리를 잡고 경제적 능력을 갖춘 기성 세대가 됐다. 이들의 아날로그 감성을 건드린 '건축학 개론'이란 영화와 '버스커 버스커'의 음악이 요즘 장안의 화제다.[건축학 개론] 첫사랑의 서툰 기억과 아날로그 감성전람회의 음악, CD플레이어와 삐삐, 공중전화, 필름카메라, 게스(짝퉁) 티셔츠와 무스 등의 90년대 문화적 배경으로 '첫사랑'이라는 .. 2012. 5. 6.
결혼 10년차가 보면 좋은 영화, 댄싱퀸(2012) 결혼 10주년에 즈음에 오랫만에 우리 부부가 본 영화 '댄싱퀸'. 나는 아티스트나 철의 여인 하다못해 러브 픽션이라도 보고 싶었으나 남편에게 과감히 잘리고 나의 취향과는 영~ 거리가 먼 댄싱퀸을 보고 왔다. 뭐 영화를 본다는데 의미를 두자고 하며 ㅋㅋ 그나마 황정민과 엄정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괴롭지 않았다. '방과 후 옥상'의 이석훈 감독이 찍고 윤제구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내가 예상한 딱 그대로였다. 왕년의 댄스가수가 '슈퍼스타k'라는 오디션 프로로 성일돌 그룹 데뷔를 한다는 무리한 설정과 우연히 등떠밀려 지하철 시민 영웅으로 떠올라 서울시장 후보에 된 인권 변호사. 이들은 결혼 10년차의 티격태격 리얼하고 능청스러운 부부로 등장한다. (부부 싸움 중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손정민의 애드리브.. 2012. 3. 7.
부부가 함께 보면 더 좋은 영화,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나는 하이힐을 그리 즐겨신지 않는다. 일단, 하이힐에 의존할 만큼 작은 키가 아닌데다 내가 하이힐을 신으면 대부분의 남자들이 위축되어 보이기 때문에...라기 보다는 출산 후에는 허리에 무리를 주어 기피하고 있다. 더구나 급해도 빨리 걷거나 달릴 수 없기 때문에 무척 불편하기 때문. 그런데 라는 요상한 제목의 영화가 내 호기심을 당겨 야밤에 혼자 타임스퀘어로 심야 영화를 보러 나섰다. 이 영화눈 같은 제목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 'I Don't Know How She Does It'은 전세계적으로 400만부나 팔아치우고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목록에 23주간이나 랭크되면서 전 세계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이라고 한다. 더구나 원작의 열혈한 팬이었던 작가 엘라인 브로쉬 멕켄나가 참여했다.. 2012. 2. 6.
[다시보는 일본 멜로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광화문의 예술 전용 상영관인 스폰지 하우스(http://cafe.naver.com/spongehouse.cafe)에서 일본 멜로 영화 기획전으로 과 , 같은 영화를 재상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와 을 보고 왔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고 해도 영화라는 것이 태생적으로 잠시 상영되고 사라지는 것이라 다시 스크린에서 만난다는 것은 정말 운이 좋은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영화라면 더욱. 서울에서는 다행히 이런 시네마데크(영화(cinema)와 도서관(bibliotheque)의 합성어인 '영화 도서관') 형태의 영화관이 제법 자리하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내가 사랑하는 시네큐브 광화문 외에도 대학로의 하이퍼텍 나다, 이대의 아트하우스 모모, 신촌의 필름포럼같은 예술영화 전용관에, 홍대의 시.. 2011. 11. 15.
해지기 전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 비포선셋(Before Sunset) 가끔 멋진 영화를 놓쳤다가 뒤늦게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며칠 전 우연히 쿡TV를 돌려보다가 내가 보게된 영화 비포선셋(Before Sunset)이 바로 그렇다. 비포선라이즈(Before Sunrise)의 후속 편으로 이미 잘 알고 있긴 했지만, 미국 영화평론가 94명이 뽑는 에서 2004년 최고의 영화 1위로 선정될 정도로 호평받은 줄은 몰랐다.(2003년에는 내가 좋아했던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가 1위였군 와우!) 잠시도 숨 돌릴틈을 주지 않는 현란한 액션 영화나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가진 로맨스 영화도 아니고, 특수효과가 눈을 사로잡는 환타지 영화도 아니다. 그저 두 배우가 나오고 길을 걷거나 카페에 앉아서 혹은 세느강의 유람선에서 집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그리고 그녀의 집에서 끊임없이 이.. 2011. 11. 2.
북촌방향, 나는 홍상수 영화 속 뻔뻔한 남자가 싫다 우리의 인생은 영화같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환상을 쫒아 영화를 본다. 홍상수의 영화는 환타지가 없다. 오히려 비루한 일상과 현실을 더 리얼하게 보여준다. 현실에서 지겹게 본 일상을 영화로 다시 볼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홍상수의 영화를 좋아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나뉘는 듯하다. 나의 경우를 말하라면 그의 초기작(강원도의 힘, 오! 수정, 생할의 발견 등)은 좋아해서 빠짐없이 다 봤고, 극장전(2005) 이후로는 굳이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다. 그게 그거 같고 뻔해보였기 때문이다. (아, 생각해보니 아이를 임신 이후로 영화관을 찾기 어려웠던 탓도 있구나 -,.-) 이 영화는 '오! 수정'에 이은 두번째 흑백 영화. 그런데 처음에는 컬러로 찍었다가 마지막에 흑백으로 가야겠어'라고 하는 바람에 촬영감.. 2011. 10. 2.
우리 인생의 3가지 질문, '라이프 인 어 데이'를 보고 나는 '일상'이라는 단어를 매우 좋아한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먹고 옷입고 차를 타고 회사를 가서 일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그런 평온한 일상 말이다. 누구나 비슷한 하루를 살고 있지만 평범한 우리들의 삶의 순간 순간이 차곡차곡 모여 우리의 멋진 인생이 된다. 가끔 멀리 여행을 떠나거나 병원에 입원하거나 명절 같은 큰 행사를 치르고 나면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옴에 안도하곤 한다. 라이프 인 어 데이(Life in a Day)라는 이 영화의 출발점은 '유투브'다. 이 영화는 전 세계 197개국의 사람들이 2010년 7월 24일 단 하루동안의 '일상'을 촬영한 영상을 유투브에 올린다는 발상에서 시작된다. 전 세계인들이 같은 시간대의 삶을 담은 영상 클립 1,125편 중 331명의 영상이 온라인으로.. 2011. 9. 22.
최종병기-활, 심장이 뛰는 팽팽한 액션 사극의 쾌감 내가 영화를 고르는 2가지 기준은 감독과 배우다. 그 중에서도 한번 좋아하는 배우의 영화는 쭈욱 보는 편이다. 액션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이 영화를 고른 이유도 박해일 때문이다. 신인 시절부터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섭렵하면서 와이키키 브라더스, 살인의 추억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쌓아가더니 2003년 질투는 나의 힘과 국화꽃 향기에서 지고지순한 순수 청년역을 거쳐 2005년 연애의 목적에서는 느물느물한 속물 청년으로 변신하더니 2006년 괴물을 거친 후에는 극락도 살인사건, 모던보이, 이끼, 심장이 뛴다까지 주연으로 부쩍 성장했다. 최근의 주연작에서는 확실히 남성미가 물씬 풍기고 선이 굵어지면서 배우로서의 존재감이 한층 높아졌음을 느낄 수 있다. 내가 그를 인식하게 된 것은 아마 살인의 추억에서 살인범으로 .. 2011. 8. 16.
일상의 사치, CGV 골드 클래스로 엑스맨을 보다 지난 현충일 휴일 오랫만에 생긴 평일 휴일을 그냥 보낼수는 없다며 영화를 보러가자고 맘 먹었는데, 어쩐 일인지 복잡한 영화관은 싫고 뭔가 여유로운 기분을 느끼고 싶어졌다. (아마도 주말에 본 무한도전 연예조작단에서 본 상암CGV의 푹신한 소파가 있는 골드 클래스를 본 탓이리라.) 마침 회사에서 생일 선물로 받은 신세계 상품권이 CGV 예약 사이트에서 사용 가능한 것을 보고는 1인당 3만원, 남편과 둘이 6만원하는 골드 클래스를 낼름 예약해버렸다. 그러고선 평생 처음의 사치인 CGV골드 클래스 즐기기 - VIP라운지 이용하기, 음식 시켜먹기, 영화보며 가벼운 음료와 스낵을 먹기, 안마의자와 같은 진동이 느껴지는 널찍하고 멋진 의자에서 실감나게 영화보기 - 에 들어갔다. 물론, 나의 이런 헤픈 씀씀이에 남편.. 2011.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