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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20

인간이라는 시시한 존재에 대한 위안 - 철학산책④ 프랑스 남서부 멋진 성에서 자린 몽테뉴는 할아버지 대부터 이 성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엄청난 장서를 자랑하는 자신의 원형 서재에서 보내며 독서광이자 애서가, 사상가였다. 그는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해 "모든 사람을 위한 말걸기"라고 했으며 개인적인 고독감을 덜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에세이의 시초라 할 수 있는 그의 작품 은 그전의 심각한 책들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이성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이 아닌 자연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해서 탐구하고 있다. 인간이 개미나 염소나 피론의 돼지 보다 나은것은 이성이 있기 때문이지만 그로 인해 의심, 고통, 근심, 질투, 탐욕에 쉽쌓이기 쉬으므로 이성에 대한 그릇된 신뢰를 경계하고 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자신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고.. 2008. 12. 10.
내가 진짜 두려워했던 좌절에 대한 위안 - 철학산책③ 우리 인생은 불확실한, 예측할 수 없는 불행으로 가득차 있다.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언제 자동차나 비행기 사고를 당할지 모르고,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병이 들수도 있고, 나를 모함하는 무리에 의해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고, 회사에게 갑자기 해고를 당할 수도 있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죽을 수도 있고,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을 당할 수도 있다. 인간이란 도대체 뭔가? 약간의 충격, 약간의 타격에도 터지고 말 혈관...... 자연 그대로의 상황에서는 무방비이고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존해야 하고, 운명의 여신이 내리는 모든 모욕에 고스란히 노출된, 허약하고 부서지기 쉽고 발가벗은 육체. 사람들은 이런 불합리한 일이 '나에게만' 닥쳐서 억울해하거나 분노한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말인고 하면.. 2008. 12. 8.
에피쿠로스의 행복한 삶을 위한 필요조건 - 철학산책②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다스리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갖고 싶은 것을 다 가지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고 어떤 물건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라 했다. 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데 왜 이렇게 나의 wishlist는 항상 마르지 않는지 정말로 가끔은 그것이 괴롭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제품과 사치품들...꼭 필요하지 않아도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탐하고, 그것을 갖기 위해 일하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괴로워한다. 물질적이고 값비싼 재화들이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 유쾌한 삶의 방식을 설파한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쾌락은 행복한 삶의 시작이자 목표다."고 하며 "모든 행복의 시작과 뿌리는 식욕의 즐거움이다. 심지어 지혜와 문화까.. 2008. 12. 5.
소크라테스의 인기없음에 대한 위안 - 철학산책① 요즘 철학, 역사와 같은 인문학에 관심이 부쩍 깊어졌다. 인문학은 지루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인생의 근본을 이루는 것들이 철학과 역사에 모두 담겨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닫게 되었다. 내 책꽂이에 장식용으로 꽂혀 있던 알랭 드 보통의 '삶의 철학 산책'이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이라는 트렌디한 제목을 달고 재출판되었는데 나는 같은 책인 줄 모르고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을 또 한 권 샀다가 어쩔수 없이 읽어보자고 시도하기로 했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체계적인 사고를 하지 않은 채 인생을 사는 것을, 도자기를 굽거나 구두를 만들면서도 기술적 절차를 모르고 있거나 따르려 하지 않는 것에 비유했다."직관에만 의존해서는 훌륭한 도자기나 구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물며 한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더욱 .. 2008. 12. 4.
[책 증정 이벤트]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LOMO LC-A , 2004 책 제목부터 독특했다. 여행에도 기술이 필요한가? 이 책을 읽고나니 '왜 우리는 여행을 하는가'로 제목 붙일 수 있겠다.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예민한 작가 알랭 드 보통이 (번역자의 표현에 따르자면 '색다르고 예민한 친구') 여행 장소에 대한 추억과 여행을 준비하기 위한 장소(공항, 휴게소 등), 런던, 암스테르담, 마드리드, 시나이 사막, 프로방스 등을 여행하면서 여행지에서의 감상과 함께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까지 빼곡히 담겨있다. 여행을 가면 왜 일찍 일어나서 바쁘게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녹초가 되어야만 하는가. 여행이란 것이 반드시 명승지만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잘 다니지 않는 사막과 같은 오지나 그닥 흥미롭지 않은 시골을 다니면서 작가만의 특별한 여행과.. 2008. 10. 30.
브로드웨이 뮤지컬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뉴욕에 가면 반드시 42번가에 가서 수많은 극장에서 사용웅인 뮤지컬 중에 단 한편을 고른다는 것은 고통에 가까운 고민을 거쳐야한다. 웬만한 앞좌석은 100불이 넘으니 쉽게 볼 수 있는 가격은 아니지만 나처럼 뉴욕을 평생 한 번 가볼까 말까 하는 사람에게는 꼭 거쳐야하는 필수 코스다. 현재 브로드웨이에는 와 같은 고전에서부터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나 와 같은 신작도 있고, 월트 디즈니의 , , 와 같은 만화 원작의 뮤지컬도 많다. 그 중에서도 디즈니의 '라이언 킹'은 1997년 개막이래 10년간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쉽고 익숙한 대중성 때문일 것이다. 이걸 보려고 온라인 검색을 해보니 할인이 별로 안되어서 오후에 Minskoff 극장으로 직접 달려갔는데 운 좋게도 우리는 2층 중앙으로 당일 잔여분을 .. 2008. 10. 18.
블로그와 자기 노출 욕구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한 제품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의 신분을 드러낸다 - 부르디외,『구별 짓기-문화와 취향의 사회학』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요즘 인터넷에서 자신의 일상이나 취향을 블로그에 드러내고 그것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망에 빗대어 표현해보자면 "나는 과시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되겠다. 모두가 성능 좋은 디지털 카메라를 하나씩을 손에 움켜쥐고 광속으로 빠른 인터넷 망 사이를 누비면서, 한편으로 자신만의 공간에 숨어 인터넷 상에서 주목받기를 갈망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지녔다. 사람들은 사생활을 간섭받는 것은 무척 꺼리고 다른 사람들과 활발히 어울리지도 않으면서 끝없이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고 취향을 공유한다. 소소.. 2008. 8. 20.
블로그와 인간 불안의 상관 관계 블로그를 하면서도 나는 아직 '왜 블로그를 계속하는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를 7년째 운영하면서도 한번도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 왜?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그런데 블로그는 좀 다르다. 내 일상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과 의견을 밝히는 공간으로 정의하고 나니 무척 신중해지고 어려워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영국의 젊은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의 책은 내가 친구에게서 추천받은 이후로 꾸준히 읽어 왔는데 이번에 신간 '불안'이 나왔기에 관심있게 보았다. 여러 언어에도 능통하고 박식하기 이를 데 없는 알랭 드 보통의 우아하고 독창적인 글쓰기는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뜻밖의' 시각을 제시한다. 그가 23살에 쓴 첫 소설 사랑에 대한 철학적 모험 -.. 2008.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