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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5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최근 유일하게 챙겨보고 있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송혜교(준영)과 헤어지자고 말하고 난 후 현빈(지오)이 하는 독백이 아주 잘 와 닿는다. 너무 감상적이지도 너무 쿨~한척 하지도 않는다. 이별에 대해 이렇게 담담하고 가슴 아프게 표현한 문장이 있던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이유는 저마다 가지가지다. 누군, 그게 자격지심의 문제이고, 초라함의 문제이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문제이고, 사랑이 모자라서 문제이고, 너무나 사랑해서 문제이고, 성격과 가치관의 문제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 어떤 것도 헤어지는 데 결정적이고 적합한 이유들은 될 수 없다. 모두, 지금의 나처럼 각자의 한계일 뿐.이거 가만보니 상실의 시대에서 무라까미 하루키가 흞조린 말과 비슷하지 않은가.사람이 사람을 사랑한.. 2008. 12. 7.
에피쿠로스의 행복한 삶을 위한 필요조건 - 철학산책②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다스리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갖고 싶은 것을 다 가지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고 어떤 물건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라 했다. 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데 왜 이렇게 나의 wishlist는 항상 마르지 않는지 정말로 가끔은 그것이 괴롭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제품과 사치품들...꼭 필요하지 않아도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탐하고, 그것을 갖기 위해 일하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괴로워한다. 물질적이고 값비싼 재화들이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 유쾌한 삶의 방식을 설파한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쾌락은 행복한 삶의 시작이자 목표다."고 하며 "모든 행복의 시작과 뿌리는 식욕의 즐거움이다. 심지어 지혜와 문화까.. 2008. 12. 5.
소크라테스의 인기없음에 대한 위안 - 철학산책① 요즘 철학, 역사와 같은 인문학에 관심이 부쩍 깊어졌다. 인문학은 지루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인생의 근본을 이루는 것들이 철학과 역사에 모두 담겨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닫게 되었다. 내 책꽂이에 장식용으로 꽂혀 있던 알랭 드 보통의 '삶의 철학 산책'이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이라는 트렌디한 제목을 달고 재출판되었는데 나는 같은 책인 줄 모르고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을 또 한 권 샀다가 어쩔수 없이 읽어보자고 시도하기로 했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체계적인 사고를 하지 않은 채 인생을 사는 것을, 도자기를 굽거나 구두를 만들면서도 기술적 절차를 모르고 있거나 따르려 하지 않는 것에 비유했다."직관에만 의존해서는 훌륭한 도자기나 구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물며 한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더욱 .. 2008. 12. 4.
[책 증정 이벤트]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LOMO LC-A , 2004 책 제목부터 독특했다. 여행에도 기술이 필요한가? 이 책을 읽고나니 '왜 우리는 여행을 하는가'로 제목 붙일 수 있겠다.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예민한 작가 알랭 드 보통이 (번역자의 표현에 따르자면 '색다르고 예민한 친구') 여행 장소에 대한 추억과 여행을 준비하기 위한 장소(공항, 휴게소 등), 런던, 암스테르담, 마드리드, 시나이 사막, 프로방스 등을 여행하면서 여행지에서의 감상과 함께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까지 빼곡히 담겨있다. 여행을 가면 왜 일찍 일어나서 바쁘게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녹초가 되어야만 하는가. 여행이란 것이 반드시 명승지만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잘 다니지 않는 사막과 같은 오지나 그닥 흥미롭지 않은 시골을 다니면서 작가만의 특별한 여행과.. 2008. 10. 30.
[추천 도서] 웹 인간론(ウェブ人間論) - 우메다 모치오 우메다 모치오,히라노 게이치로 공저/이정환 역 | 넥서스BIZ | 원제 ウェブ人間論 | 2007년 12월 '웹인간론'은 '웹진화론'의 후속작으로 머릿속에서 모호하게 자리잡고 있던 이야기를 IT전문가의 관점과 인문학적 관점의 서로 다른 세계관이 만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일본의 IT를 대표하는 컨설턴트 우메다 모치오와 신세대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의 조합은, 웹 전문가의 친절한 설명과 비 전문가의 예리한 질문이 오가는 구도를 형성해, 웹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보통 Web이라고 하면 IT관점에서 접근하는 책들이 대부분인데 인문학적 접근이 가능 나중에 나온다고 보면 웹이 어느새 우리 생활에 깊이 파고들긴 한 듯. 페이지를 접어두고 다시 보고 싶은 문구도 많다. >> .. 2008.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