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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4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고 오랜 하루키의 팬으로서 소설만큼이나 그의 에세이를 더 좋아한다는 고백을 한 적이 있다. 사소한 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그의 에세이를 읽고 있노라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인간이구나 하는 안심과 그의 마니아적 취향에 쓰윽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솔직히 평생 직장에 얽매여 살아온 나에게 자유롭게 여행하며 글 쓰고 잔소리 듣지 않고 사는 하루키의 팔자가 부러운 적도 많았다. (물론 하루키처럼 천부적 재능은 없다는 것이 힘정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평단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35년간 소설가로 살아남기 위해 하루키가 나름대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존경심이 들 정도이다. 나름대로 하루키라면 많이 아는 골수 팬이라고 자부해왔는데 이 책으로 한층 더 이해가 깊어졌달까.무라카미 하루키는 부모가 .. 2016. 5. 22.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세상에는 두가 지 유형의 인간이 있다. 하루키를 읽는 인간과 하루키를 읽지 않는 인간. 무라카미 하루키가 3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이 출간 7일만에 100만부를 돌파했다고 난리다. 하루키는 이제 우리에게 한 사람의 작가를 넘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자 문화적 아이콘이 된지 오래다.64세(1949년생) 노령의 이 작가는 아직도 '노르웨이의 숲' 스무살 언저리 혼란스러웠던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더이상 하루키 키드가 아닌 하루키 중년이 다 된 나에겐 대행스럽게도. 사실 구성면에서 보면 이 소설은 하루키의 초기작 '상실의 시대'와 흡사한 점이 많다.냉정하면서도 쿨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는 남자 주인공의 성향도 비슷하고 대학시절 룸메이트로 영향을 받은 남자 친구, 연상의 여자 친구, 꿈속의 섹.. 2013. 7. 14.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에세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무라카미 라디오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일본의 젊은 여성 타겟의 패션주간지 에 1년간 연재한 50편의 에세이를 묶어 책으로 낸 것이다. 환갑을 넘긴 작가가 젊은 이들의 눈 높이에 맞는 생기발랄하고 귀여운 느낌마저 드는 이런 에세이를 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그가 존경스럽다. 매주 마감의 압박에 시달리면서 이런 이야기를 끄집어 내느라 머리를 굴리고 있었을 하루키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웃음이 지어진다.지난해 8월, 라는 요상한 제목의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에세이를 내놓더니 벌써 올해 5월에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가 번역되어 한국에 나오다니...역시 무라카미 하루키는 하루도 빠짐없이 책상 앞에 앉아 묵묵히 글을 써대는 부지런한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나이가 들면서 하루키 수필의 소재가 점점 줄어들어 아쉬운.. 2013. 5. 18.
알랭 드 보통이 공항에서 일주일을 보낸 까닭은? 누군가 일주일간 어딘가를 여행하거나 머무르면서 한 권의 책을 써보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떤 공간을 선택할 것 같은가? 알랭 드 보통은 바로 이별과 만남의 공간, 그리고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공항'을 선택했다. 알랭 드 보통이라는 걸출한 작가와 그의 후원자이기도 한 영국의 히드로 공항의 소유주인 BAA사의 최고경영자의 부탁으로 아무런 것도 요구하지 않고 그저 일주일만 공항의 터미널 5에서 머물면서 책을 써주기를 부탁하면서 이 책은 탄생하게 된다. 거기에는 어떠한 조건도 없었고 '공항의 여러 사업에 관하여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를 해도 좋다고 분명하게 확인까지 해 주었'기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그는 일주일동안 공항 터미널 5의 전용 책상이 마련된 곳에서 된 공간에서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 2010.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