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읽기]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걸작 - 디어 라이프(앨리스 먼로)
'디어 라이프'는 평범한 캐나다 타운의 인물들을 통해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와 인간 내면의 깊이를 그려내며, 작품 속 인물의 감정 변화, 작가의 문체 변화, 인생에 대한 통찰 등을 느낄 수 있는 14편의 단편소설집이다.
2013 노벨문학상 수상자 앨리스 먼로의 걸작 - 디어 라이프 (Dear Life)
● 제목 : 디어 라이프 (Dear Life)
● 저자: 앨리스 먼로
● 출판 : 문학동네

✅ 선정도서 소개 :
2013 노벨문학상 수상자 앨리스 먼로의 마지막 걸작 『디어 라이프』. 가장 위대한 단편 작가이자 우리 시대의 체호프로 불리는 저자의 이번 단편집은 저자가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쓴 표제작《디어 라이프》를 포함한 열네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캐나다의 작은 타운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그린 표제작에서 삶과 인간에 보내는 저자의 따뜻한 애정과 한층 깊어지고 원숙해진 그의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다.
기차에서 벌어지는 충동적인 정사는 세련되고(「일본에 가 닿기를」), 남편의 옛 연인을 집에서 재우게 된 노부인의 가출은 귀엽다(「돌리」). 자존심 때문에 노년에 찾아온 단 한 번일지 모르는 로맨스를 외면하는 할아버지의 자격지심은 안쓰럽고(「자존심」), 돈은 많지만 장애를 가진 여성과 유부남의 연애사(「코리」)나 혼자서 병원을 찾아가느라 고군분투하는 건망증 심한 할머니의 이야기(「호수가 보이는 풍경」)가 선사하는 반전은 서늘하다.
네 단편(「시선」「밤」「목소리들」「디어 라이프」)은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지난날을 회고하는 앨리스 먼로의 심경을 엿볼 수 있는 내밀한 작품들을 이해하는 단초가 된다.

✅ 발제 - 토론 포인트
1. 책 자체의 깊이와 함께 삶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함
2.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섬세한 시선을 담은 작품을 통해 우리 삶과 연결된 이야기를 공유함
1. 우리 시대의 체호프, 가장 위대한 여성 단편 작가
앨리스 먼로는 캐나다 작가로서는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여성 작가로는 열세번째 수상로 작년에 92세에 별세함.(10년간 치매를 앓음). 단편 하나하나가 장편 만큼의 깊이와 함량을 보여줘 한꺼번에 휘리릭 읽기가 어려울 정도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자존심」「자갈 」「시선」「 디어 라이프」 등이다.
스스로 한 명의 여성이자 어머니로서 가정과 아이를 돌보는 일과 글 쓰는 일을 병행하며 서점까지 운영하느라 글 쓰는 시간이 늘 부족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단편에 최적화된 작가'로 칭하기도 했다. 스스로 다른 재능이 없었고 글쓰기 밖에 할 줄 아는게 이것밖에 없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한 것 그 점을 칭찬하고 싶다.
그는 작품을 통해 현실을 고발하고 바꾸려 하기보다는, 언어로 포착하기 어려운 작중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데 집중했는데 남편의 불륜, 아내의 불륜, 이단 종교, 종교성, 치매, 엄마와 딸의 관계, 죽음, 산다는 것과 떠난다는 것 모두 인간과 관계된 것이다. 인간의 본성인가 싶을 정도로 사회 윤리와 충돌하는 사건들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가 마주한 인생의 순간순간의 상실감, 사랑, 슬픔, 기쁨, 아찔함, 안도, 행복, 절망, 원망 혹은 연민 들이 빼곡한 종합 선물세트 같다.
2. 그녀의 작품 특징 중 하나는 모호함이다.
먼로는 작중 인물의 행동이나 심리가 과거의 어떤 경험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 배경이나 이유를 정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모호하고 중의적인 표현 속에 감춘다. 앨리스 먼로는 ‘왜’에 대한 설명 없이, 독자가 스스로 질문하고 미루어 짐작하고 생각하게 한다.
독자들에게 모든 것을 펼쳐놓고 보여주지 않고 심리 서사로만 상황을 이해할 거라는 믿음을 가진 작가이다. 휘리릭 넘겨집지 않는 걸 추천한다. 어떤 상황을 앞뒤로 추론해서 혹은 캐릭터의 심리로 유추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이야기들이 긴장감이 돌거나 파워풀한 특정한 사건이 펼쳐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이야기들은 소박하고 잔잔하지는 않다. 요동치지 않는 감정들이 하나하나 기다렸다는 듯이 나온다.
3. 그녀가 구사하는 문장은 늘 최대한도로 정제되어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한결같은 호흡을 유지한다. 그렇게, 먼로의 작품은 플롯의 긴장감과 문장의 절제미를 동시에 유지하며 문학이란 어때야 하는지, 대가의 작품이 지닌 품격은 어떠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초반 단편에는 휘리릭 빨리 읽다가 결말에 가서는 갑자기 뒤바뀌는 반전 상황 군더더기 없는 문체로 정제된 흐름을 이끌면서 절제미 속에서 정신의 뒷덜미에 내려친 번개 같은 흔적을 남기는 작가이다.
그러다가 더없이 아름다운 삶의 한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지극히 일상적인 삶의 영역에서 삶이란 것이 우리에게 주는 찰나의 깨달음을 담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단편소설이 가진 미학과 대가의 작품이 지닌 품격을 보여준다.
인생의 마지막에 다가가수록 앨리스 먼로는 인생은 그저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인생은 절대적으로 예측불허'이기 때문이다.
✅ 주요 논의한 내용
- 그가 단편소설을 쓴 이유가 어머니로서 집안일과 육아, 간병을 하느라 시간이 조각나 장편 소설에 적합하지 않았음에도 글쓰기 열정이 놀라움. 그럼에도 "이것밖에 못하는 글쓰기'라고 말한게 한국의 박완서 작가가 연상됨.
- 작품을 통해 현실을 고발하고 바꾸려 하기보다는, 언어로 포착하기 어려운 작중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데 집중하는 작가로 작중 인물의 행동이나 심리가 과거의 어떤 경험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 배경이나 이유를 정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모호하고 중의적인 표현 속에 감춤으로서 독자가 스스로 질문하고 미루어 짐작하고 생각하게 한다.
- 자신이 실제로 살았던 캐나다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사회 윤리에 어긋나는 도덕적 갈등을 일으키는 일상적이나 결정적인 사건들을 통해 인간 실존적인 문제들을 스무스하게 드러낸다.
- 자전적인 소설 <디어 라이프>를 보면 자신의 욕구에 솔직한 여성들이 어머니가 모티브를 받아 쓴 것으로 보임
- 제목 디어 라이프처럼 인생은 '죽기 살기로 (for dear life)' 누구나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함을 의미한다.

✅ 인상적인 구절
사람들은 말한다. 어떤 일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혹은 우리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용서한다. 언제나 그런다./ p.416 디어라이프
인간은 모두 다양한 삶을 산다. 참으로 가지각색이다. 빛나는 삶이든 그렇지 못하든 세상에 태어나 발을 딛고 사는 한 누구 하나 괴롭지 않은 생은 없다. 당신 때문에 힘이 들고 괴롭기도 하다. 용서에 가닿고 결국 그렇게 한다. 용서한다. 용서를 받아 나아갈 수 있던 것처럼 이번에도 용서한다. 그래서 어떤 모양이든 가치 있다. /p.000
용케 버텨낸 나의 작은 승리.
모두의 얼굴이 고통을 경험했다. 당신의 얼굴만이 아니다./ p.197 자존심
우리집 뒷마당에는 새 물통이 있었다. 우리가 지켜보는 동안 그것들은 한 마리씩 일어나 물통에서 멀어지더니 마당을 가로지른다. 재빠르게, 대각선으로 똑바르게. 의기양양하지만 신중하게. / p.199 자존심
(작가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은 문장)
“거기 서있던 아가씨 모습이 꼭 길 잃은 사람 같았어요.”
나는 그곳이 정말 아름다워서 멈춰 섰던 거라고 말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죠. 너무 아프거나 너무 바쁘지만 않다면 .” p.47 아문센
'나중에 그가 얘기해준 바로는 어떤 일이 일어나든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모든 것이 선물이야. 주는 만큼 받는 거지.' p.125 자갈
“중요한 건 행복해지는 거야. (…) 뭐가 어떻든 간에, 그냥 그러려고 해봐. 넌 할 수 있어. 하다보면 점점 쉬워질 거야. 주변 상황과는 아무 상관 없어.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넌 모를 거야. 모든 걸 받아들이면 비극은 사라져. 혹은 가벼워지지. 어쨌든 그러면 그저 그 자리에서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돼”/p.142「자갈」
<추천사 및 선정 이유>
단편소설 작가로 널리 알려진 앨리스 먼로는 대부분의 장편소설 작가들이 평생에 걸쳐 이룩하는 작품의 깊이와 지혜, 정밀성을 매 작품마다 성취해냈다. 먼로의 작품을 읽으면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무언가를 반드시 깨닫게 된다.”_맨부커 인터내셔널 상 선정 이유
앨리스 먼로는 섬세한 스토리텔링으로 찬사를 받는 작가로, 명징성과 심리적 사실주의가 그 특징이다. 비평가들은 먼로를 캐나다의 체호프라고 부른다. 먼로의 단편들은 흔히 작은 타운을 배경으로 하는데, 그 사회에서 용인되는 존재로 살고자 하는 몸부림은 종종 긴장된 관계와 도덕적 갈등-세대 차이와 충돌하는 야심들에서 비롯한 문제들-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먼로의 글은 일상적이나 결정적인 사건들, 그런 에피파니(깨달음의 순간)를 다루면서, 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조명하고 실존적인 문제를 섬광 같은 번뜩임 속에 드러낸다. _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페이지마다 넘치는 그녀의 솜씨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_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그녀의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혁명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 _줌파 라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