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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와 소셜미디어 대화의 공통점은? 실력보다 진심!

by 미돌11 2011.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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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되면 우리 가족은 나가수(나는 가수다)를 보기 위해 나들이에서 일찍 돌아올  정도로 나가수의 팬이다. 아이돌 댄스 가수들의 알수 없는 노래로 가득한 음악 캠프는 안본지 10년은 된 듯하고, 제대로 된 가수의 노래는 유희열의 프로포즈나 음악여행 라라라와 같은 심야 음악 프로그램에서 밖에 접할 수 없었는데, 주말 예능 황금 시간대에 실력파 가수들을 7명이나 만난다는 설레임은 실로 대단한 경험이었다.

이제 나가수는 이제 1박 2일까지 제치고 일요일 예능의 최강자로 등극해 전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나가수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나친 관심과 관여로 각종 의혹이 눈덩이처럼 부풀어 PD교체와 가수들과 매니저들의 마음 고생까지 이 프로그램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다행인 것은 MBC제작진들이 나름대로 시청자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처음엔 나가수에서 노력실력이 우수한 가수가 1등에 뽑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높은 키의 음역대를 소화하는가, 무대 매너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가, 좋은 노래를 얼마나 자신에게 맞게 멋지게 소화하는가. 그런데 회를 거듭할 수록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가수는 실력이 아니라 진심의 경연장!

나가수에서는 500명의 청중 평가단이 전체 평가의 60%를 차지한다. 다른 리얼 버라이이터 쇼에 비해 청중 평가단의 비중이 높은 편이 아니다. 나머지는 작곡가와 음악PD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평가와 내부 평가를 합산해 결과를 발표한다. 현장의 청중이 평가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노래 실력이 아니라 마치 관객에게 구애를 하는 '진심 경연장' 같다. 

임재범은 자신의 아픈 가족사로 솔직하게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고 아내와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면서 주부들의 열띤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임재범이 '여러분'을 열창할 때 많은 주부들의 눈물을 펑펑 쏟은 것은 이런 감정이입의 영향으로 보인다.   

김건모의 경우, 재도전 논란으로 인해 무대의 중압감을 떨리는 손으로 고스란히 노출해 사람들의 동정표(혹은 안쓰러움)를 얻는데 성공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에 대한 평가는 냉혹하다. BMK의 경우 '엄마'라는 눈물 카드를 꺼냈으나 불안한 음정과 격한 감정을 추스리지 못해 평가단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7위로 내려앉았다. (내 개인적으로는 윤도현의 '해야'와 이소라의 파격 변신이 참 좋았지만 ^^ 이것 역시 가수에 대한 나의 편애다. ) 

옥주현의 진심이 통했나? 실력이 통했나?

옥주현은 그동안 실력에 비해 저평가되었다는 자문단의 강한 서포트와 악플로 상처받은 자신의 처지를 사전에 온라인에 흘림으로써 다소 동정표를 획득하긴 했지만, 당일 경연에서 그녀의 공연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었다.(물론 나의 기대가 낮았던 탓도 있겠지만.) 뮤지컬로 탄탄히 다져진 그녀의 안정된 호흡과 발성, 그리고 드라마틱한 보이스와 감정 이입까지. 극도의 긴장된 상황에서 그정도의 실력을 펼친 것은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옥주현, 그녀는 영리했다.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해주세요."고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연습과 기도 뿐이다.'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낮은 자세로 무대에 임하는 것을 잘 부각시켜 관객과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첫 출현임에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그녀가 이전에 1위를 했던 가수들에 비해서 절대적으로 노래 실적이 훌륭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난주 7위로 탈락한 발라드의 신 김연우와 비교해봐도 더 노래를 잘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녀는 청중단의 마음을 움직였고, 악플에 지지 않고 꿋꿋히 실력을 발휘해 '노래로 말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관객들과 공감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은 그녀가 영민하다는 반증이다. (반면, JK김동욱의 경우 훌륭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줄곧 눈을 감고 관객과 소통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 나도 처음 옥주현의 출현 소식을 들었을 때 아직 어린 나이에 최근 가수 활동도 없는데 과연 실력이 될까 하며 걱정했었지만, 이제는 그녀의 도전을 응원한다.

나가수에서는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단순 가창력으로만 승부하려고 하거나, 변신을 시도하지 않고 하던대로 하거나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면 가차없이 7위로 내려앉는다. R&B 실력파 가수로 1위를 했다가 한주만에 7위로 내려앉은 박정현의 경우만 보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곡이지만 대중의 인지도가 낮은 부활의 '소나기'를 낯선 편곡으로 공감을 얻지못한 경우다.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거나 과신해서는 안된다.

지금 온라인에서 도배되고 있는 나가수 출연진의 경연 순서 및 편집에 대한 PD의 특정 가수 편애 혹은 특혜 의혹은 사실 도를 넘는듯하다. 전 국민이 제작진을 난도질하며, 자신이 모두 PD로 나설 판이다. 제작진이 판단하는 부분까지 시청자가 관여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

직업병이지만, 나가수를 보면서 소셜미디어에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1. 장점만으로 승부하지 말고 치부를 드러내라.
2.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라.
3. 물론 실력은 기본이다.
4. 항상 변화(새로움)를 시도해라.
5. 무엇보다 겸손해야 한다.
6. 악플에 대한 맷집이 필요하다.

이젠 누구나 다 알고 있겠지만, 나가수에서 1위와 7위의 차이는 사실 의미가 없다. 득표 수에서도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7위를 했다고 해도 그 가수는 잃는 것보다 대중의 인지도를 획득함으로써 얻는 것이 더 많다. (정엽과 김연우를 보라.) 이제 우리는 좀 더 너그럽고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이들을 지켜봐야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노래'가 인생을 얼마나 풍성하게 해주는지를 일깨워준 제작진과 가수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제작진과 가수들이 과도한 관심과 악플로 점점 더 아프고 지치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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