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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2.0

우리는 소셜미디어 만능주의에 빠진 것은 아닐까?

by 미돌11 2010.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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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가 이제 100만 돌파하면서 저마다 소셜미디어에 관심이 높다. 사내에서도 불과 지난해만 해도 '트위터가 뭐냐'고 하던 사람들이 이제 마케팅 플랜 수립시 저마다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 채널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적극 실행한다. 초기에는 홍보나 마케팅에 국한되었지만 최근에는 사회공헌(social engagement)분야, 서비스 등 비즈니스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요즘 나는 한국이 소셜미디어 만능주의에 빠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한국의 소셜미디어는 싸이월드의 실패 후 거의 트위터에 쏠려있고 페이스북이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는 정도이다. 특히, 트위터에는 개인도 기업도 학계도 정부도 연예인들까지 그야말로 너도나도 모두 트위터로 몰려들고 있다.
 

트위터를 하면 멋져보인다?
뭔가 멋져보이고 앞서 나가보이는 그런 '허영심'으로 트위터를 시작하는 것은 금물이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라는 식으로 뒤쳐지기 싫은 '따라형'이거나 특히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은 취업에 대비해 팔로워 모으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잇속형'은 더욱 한심히다.

어떤 이는 벌써 트위터의 종말을 성급하게 말한다. 초기에 트위터에 진입한 사람 중 대화의 재미에 빠져지내다 최근 너무 많은 노이즈(각종 광고, 마케팅, 이벤트 등)로 환멸을 느껴 트위터를 접거나 흥미를 잃은 사람을 많이 보았다. 실제로 요즘 나만해도 팔로워는 예전보다 많이 늘었지만 나의 대화에 반응하는 사람은 더 줄어든 느낌이다. 이제 듣는 사람보다 자신의 말을 쏟아내는 사람들로 가득찬 기분이랄까.

어떤 이는 팔로워가 너무나 늘어나(웃기지만 맞팔하지 않으면 공격당하니까.) 도저히 타임라인을 다 읽지 못해 (개인적으론 100명이 적정했던 듯) 포기하고 리스트(List)나 favorate으로 오히려 정보를 좁혀서 받아들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사실 나만해도 업무로 바쁠때는 list도 다 소화하지 못할때도 많다.

트위터의 과대 포장, 상업화, 대중화의 과정
최근에는 RT를 해주면 돈을 주는 애드얌(https://www.adyam.kr)과 같은 모바일 텍스트 광고 서비스도 생겨났다. 보통 1회 RT를 해주면 300~400원 가량의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형태다. 기존에는 온라인 인맥을 활용해 DM으로 부탁을 하곤 했는데 아무래도 맨입으로 RT를 부탁하는 것보다는 보상이 조금이라도 있으니 훨씬 많이 RT가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자발적인 것이 아닌 광고비를 미끼로 하는 RT가 얼마나 진심을 담고 있으며 확산력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 그저 팔로워들에게 스팸으로 인식되고 있는건 아닐까.

현 단계의 소셜미디어는 상당히 거품이 많이 있다. 우리 회사 내부적으로만 해도 처음에는 별 관심없던 부서나 경영자들이 여기저기서 연락이 와서는 무조건 소셜미디어를 시작한다고 하면 난감한 기분이 든다.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부서에서만 트위터를 하란 법은 없지만 적어도 명확한 목적이나 타겟, 준비된 인력을 갖고 덤벼할 할 것이 아닌가. 무엇보다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지 그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이러다가는 모든 조직에서 소셜미디어를 한다고 나설 형편이다. 이건 2000년대 초 홈페이지가 개설 붐을 일으킬 때와 매우 흡사하다. 오히려 홈페이지보다 오픈하기는 쉬우나 꾸준히 운영은 어려운 것이 소셜미디어인데 말이다. 소셜 미디어는 멋진 쇼룸이 아니라 신뢰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며,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이다.

소셜미디어는 기업을 바꿀 수 있을까?
소셜미디어(혹은 트위터)가 기업에 최적의 마케팅 플랫폼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더욱 암흑 속이다. 트위터만 해도 시스템이 너무 단순해서 뭘 제공해주는 것이 없다. RT 기능이 추가된 것도 최근이고 검색도 잘 안되고, 통계 서비스도 제공되지 않는다. 기업용 유료 서비스가 있는 것도 아니다. 트래픽 분석, 모니터링 등 많은 분석툴이 서드파티의 업체들이 무료 혹은 유료로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니  기업에서 활용하기에는 여러모로 정말 난감한 서비스가 아닐 수 없다. 제대로 된 도달율(Reach)조차 제공하는 서비스가 없다.(아신다면 알려주시길 -,.-)

도대체 기업은 실질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소셜 미디어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까?
자그니님 글 <트위터가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을 보고 묻은 든 생각. 여기에 빗대어 말하자면, '트위터가 기업을 바꿀 수 있을까?' 물론 대답은 노우(No)다.

물론 트위터의 이점도 많다. 소식을 재빨리 확산하고, 가장 빨리 사람들의 반응을 캐치하고 대응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자발적으로) 서비스의 버그 리포트를 해주기도 하고, 당을 만들어서 세력을 규합해 파워를 형성하기도 한다. 반면에 부정적인 의견을 더 자주 개진하여 기업에 압력을 가하기도 한다.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가 아니라도 기업과 고객간 직접 대화채널은 홈페이지 고객문의, 고객상담 전화 등 이미 기존 채널로도 충분히 '고객 보이스'를 들을 수 있으며, 오히려 더 전문적인 응대 인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기껏해야 한 두명이 운영을 전담하는) 기업 트위터나 (일분 일초가 바쁘고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기업의 CEO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의 대화가 웹에서 소셜미디어로 이동하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트위터가 기업을 바꾸려면 이를 뒷받침할수 있는 인력을 배치되어야 하며, 내부 프로세스가 바뀌어야 하고 그 효과를 분명하게 증명해보일 수 있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대화는 재앙만을 낳을 뿐이다. 적어도 고객과의 대화를 내부에 피드백할 프로세서만이라도 갖추진다면 트위터로 기업을 변화시킬 수는 있다.

고객과 나눈 '대화의 가치'를 기업 내부로 전달하고 개선할 때 효과
단순히 앞서가는 기업 이미지나 기업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소셜미디어는 얼마나 허망한가. 팔로워 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혹시 여러분이 소셜 미디어를 고려하고 있다면, 혹시 유행에 휩쓸려 소셜 미디어 만능주의에 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실제로 소셜미디어가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당신이 해결하려는 문제를 소셜미디어가 조금쯤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이를 위해 감당해야할 대화의 양은 실로 어마어마하며, 이를 통해 얻을 상처는 무척 크다는 것을 미리 각오해두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트위터가 사랑받는 이유는 빠른 '공유와 확산'이라는 웹 2.0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도구의 편리함보다 그 철학이 더 중요하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 서비스는 도구일 뿐이다. 이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지금 만약 여러분이 소셜미디어를 고려하고 있다면 '왜?'라는 질문을 꼭 해보기를 바란다. 나는 어떤 가치를 제공하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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