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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영화]뜨거운 것이 좋아 - 여자가 절대 들켜서 안될 세 가지

by 미돌11 2008.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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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극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혼자서 내 취향에 맞는 영화를 골라서 봤다.
극장에 가면 항상 두 사람의 취향을 절충해야하니 둘 다에게 썩 만족스럽지 않다.
하나TV에서 보내주는 최신작들이 개봉 두달이 채 되기전에 흥행이 잘됐건 덜했건 상관없이 골라볼수 있으니
꼭 보고 싶은 영화가 있을땐 영화관보다 낫다.(보고 싶은 영화를 찜해놨는데 1주일만에 내려지만 정말 난감 ㅠㅠ)

싱글즈의 권칠인 감독의 2008년 1월 개봉작으로 10대, 20대, 40대의 한 지붕 세 여자의 이야기.
화려한 포스터에 섹슈얼한 어필을 이끌어내는 타이틀과 홍보전 때문에 헷갈려서
별로 보고 싶지 않았던 영화인데 하나TV의 광고를 보고 거금 3,500원을 들여보게 됐다.
(나중에 알고보니 일반은 1,800원, HD는 두배 가격이더라 ㅠㅠ)

마흔, 스물일곱, 열여섯에 한 지붕아래 세 여자들에겐 절대 들켜서 안될 세 가지가 있다.
바람, 주름살, 그리고, 속마음…!
 

"엔딩만 1년째 고치고 있는" 시나리오 작가 아미역의 김민희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호연을 선보여줬다.
여전히 발음은 좀 불분명하지만 '굿바이 솔로'이후 확실히 달라진 것 분명하다. 실연 때문인가~

"절대 엎어지지 않을 남자"인 선본남에게 끌리면서도 이별에 슬퍼하는 전 애인의 울음을 다독이다
다시 잠자리에 들고 마는 아미를 통해 그 또래의 희로애락을 공감하게 만든다.

아미가 물이 바뀌어서 적응 못하고 죽은 어항의 금붕어를  변기에 내리면서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듯해
통곡하는 장면도 무척 인상깊다.

"우리 앞으로 만나지 말자, 뒤로 만나자"며 유머 백과를 끼고 자며 썰렁한 농담을 하는
선본 남자 회계사 승원 역의 김성수는 좀 어울리지 않는 역할이었지만
입봉도 못하고 괴로워하는 아미에게 해주는 충고는 썩 맘에 와 닿는다.
"나더러 20대로 되돌아가라고 하면 죽어버릴거에요. 끝까지 버티세요. 그것도 능력이에요"

고등학생인 강애(안소희)는 싱글맘인 바쁜 엄마를 대신해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는
딸 역할을 잘 해냈다. 동성 친구와의 사랑을 '성장통'으로자연스럽게 잘 표현했다.

소희의 엄마 역에 싱글맘인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40대의 영미(이미숙) 이미숙은 40대 폐경을
맞아 여자로서의 위기를 맞은 워킹맘의 역할을 훌륭하고 멋지게 보여준다. 어떤 상황에서 똑부러지는 연기!
'정사' 이후 오랫만. 흠..그러고보니 이정재와 ㅋㅋ
 
인생에 우리 대신 심판을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건만, 언제나 그렇듯 선택은 자신의 몫!
나이가 어리든, 젊든, 들었든, 인생은 쉬지 않고 계속 선택을 해야하고,
그 답은 누구도 주지 않는다는 당연한 얘기를 소소한 에피소드와 볼거리의 균형을 잘 맞춰주면 보여준다.
 
"그냥 원하는 대로 살면 된다"라는 다소 무책임한 결론이 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뭐..인생이란게 누가 답을 주는 게 아니니까.

싱글즈를 발견했을때와 같이 므흣한 기분. 어떻게 남자감독이 이렇게 여자의 심리를 잘 아는거지?
놀랍게도 만화가 강모림의 <10, 20 그리고 30>을 원작으로 한 영화란다.

강제규 제작에 시네마서비스 배급.

-감독: 권칠인
-출연: 이미숙, 김민희,강소희
-개봉일: 2008.01.17
-홈페이지: http://www.hot2008.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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